![]() |
(출처: comingsoon.net) |
내 2015년 덕질의 스타트를 끊은 영화.
6월인데 아직도 깨알같이 좋다.
스쳐지나가는 트레일러에서 화면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진짜 열심히 기다렸는데 역시나 좋아서 다른 친구들까지 끌고가며 3관한 영화다.
어땠냐고 물어보면 별로였다는 사람도 꽤 많지만 나는 아주 소소한 것 하나에 꽂히면 거기에만 집중해서 좋아하기 때문에 콩깍지 쓰이기 좋은 영화였다.
[※ 이 아래는 미리니름이 가감없이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1. 신사적인 스파이
사람을 본능적으로 끌리게 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잘생기고, 점잖은 영국신사가 폭력터지는 비밀요원이라니.
관객을 심각하게 끌어당기는 첫 어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콜린 퍼스의 수트빨은 이미 싱글맨에서 증명된 바가 있다.
그런데 그와 같은 비주얼로 액션이라니 이 시점에서 이미 심장폭격을 당했다.
실제로 영화관에서 거의 난사를 당했다.
심지어 액션신이 올드보이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롱테이크인데 그 길다란 사지로 액션을 하는데 흘러가는 느낌이다.
많이 좋다ㅠㅠㅠ
2. 소소한 메타코멘트
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현실성이 꽤 뛰어나다.
하지만 구체적인 배경이 제시되더라도 그냥 어딘가에 있을법한 이야기 정도지,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거기다가 정말로 실시간으로 사람들이 딱 들으면 알 수 있을법한 24 드립이나 마이페어레이디, 니키타 등에 대한 언급은 시간대를 구체적으로 잡아주고 특히나 알아듣는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심어줄 수 있다.
그리고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활용해서 스파이 영화의 공식 자체에 대한 코멘트를 유사한 유형의 스파이 영화 내에서 콕 찝어서 얘기해주면 보는 사람들의 생각을 캐릭터들이 들려주는 것 같아서 웃기다.
3. 배우의 과감한 활용
이 부분은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일단은, 몸값 높은 배우를 과감하게 활용했다.
잔혹한 암살자 어벤저스를 후리는 쉴드의 국장 새뮤얼 잭슨조차도 데려다가 발음 새고 피 못 보는 아저씨로 만들었다.
또 워낙 크게 본지 오래 돼서 못 알아보겠고 너무 순식간에 광탈하고 그 끝이 너무 충격적이라서 잘 기억을 못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처음에 반으로 갈라져 죽은 랜슬롯 배우는 사실 캐리비안에서 엘리자베스 스완한테 구애하던 그 제독이다.
킹스맨에 비하면 그 때는 진짜 메이저 캐릭터였다.
그리고 포스터에 큼직하게 이름 쓸만한 배우 중에 살아있는 건 서포트 역할이었던 마크 스트롱밖에 없다ㅋㅋㅋㅋㅋㅋㅋㅋ
콜린 퍼스는 근거리 헤드삿으로 새뮤엘 잭슨한테 죽고 마이클 케인하고 새뮤엘 잭슨은 그 거 본 주인공한테 끔살당하고 그 주변에도 꾸준하게 수두룩히 죽었다.
다른 의미에서 과감한 활용도 있다.
얼굴 클로즈업해서 정말 열심히 연기해야 하는 캐릭터 말고는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막 데려다가 찍음ㅋㅋㅋㅋㅋㅋㅋㅋ원탁의 성원들 중 대부분은 감독 친구하고 제작 관계자다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콜린 퍼스 맞은편 줄 제일 끝에 앉으신 분은 시계 협찬사 사장님이라고ㅋㅋㅋㅋㅋㅋ 시계하고 같이 협찬받은 마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왜 다 잘생기셨어요...? 혹여나 2편 나와도 못 보는 분들이잖아...?
![]() |
(출처: The Hollywood Reporter) |
4. 이름도 과감한 활용
배우만 과감하게 쓰는 게 아니다.
이름도 막 가져다 쓴다.
해리 하트의 가명인 드 비어는 감독의 미들네임 중에서 따 온거고
해리 하트의 이름은 앉아 있던 사람 중에서 본명을 따왔고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 중에 자기 이름이 체스터 킹인 사람도 있다고 한다.
5. 미묘한 비틀기
일단 주인공과 그 주변과의 관계에서 보이는 계급제도 비꼬기가 있다.
어떤 친구는 영국 빠질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는데 나는 그 부분은 계급제도를 비꼬는 코멘트를 넣기 위해서 하나 희생했다고 생각했다.
전 세계를 구하는 소재는 어느 나라가 해도 자국 덕질에 불과하다.
미국이 제일 심하기는 한데 그게 우리나라였어도 왜 저러나... 하는 생각을 했을 거다.
그건 블록버스터라는 장르에서 발생하는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스파이물의 양대 기둥이 다 영국 배경인데 제임스 본드 드립을 위해서도 영국에서 찍어야 드립을 칠 수 있었을 거다.
그 악당과 스파이가 서로의 역할에 대해서 모르쇠로 일관하며 점잖게 얘기하는 장면은 소소하게 귀여운 대담이다.
또 JB라는 이니셜에서 스파이 맞추기 하는데 어느새 그게 잭 바우어까지 갈 시대가 되었낰ㅋㅋㅋㅋㅋ
다음은 세계 지도자의 머리를 모조리 날려버린 거다.
날린 것만 해도 과감한 시도인데 연출도 무슨 파티 폭죽마냥 신나게 터뜨리는데 잔인한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웃긴다ㅋㅋㅋㅋㅋㅋ
가젤이라는 캐릭터도 상당히 좋았다.
가젤은 이름도 초식동물이고 여성, 비백인, 장애인 등 세상의 약자를 총집합할 특성을 다 모아서는 영화 내 최강의 캐릭터 중 하나다.이 언니가 죽인 사람만 해도 몇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카리스마 폭발이다.
영화 자체의 소재인 지구 온난화 이야기도 좋다.
덥다, 덥다 하면서도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큰 신경을 쓰는 사람 외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심지어 과학적 사실인 거 같은데 그 과학적 근거에 대해서 논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외면받고 있는 사실이 세계의 운명을 종잡을 거대한 척도가 되어있다는 것도 좋았다.
그 외에는 새뮤얼 잭슨의 캐릭터 리치몬드 발렌타인ㅋㅋㅋ
사람들은 다른 이를 판단할 때 발음에도 상당히 영향을 받는데 세계 상위급 지성의 발음이 혀짧은 소리마냥 새고 온 세계 사람을 콩나물마냥 솎아내려고 하는 대량학살자가 직접 앞에 맞닥뜨리면 피 한 방울 못 본다는 사실이 정말 웃겼다ㅋㅋㅋㅋㅋ
그리고 현대에서 상위 가치로 치는 기계를 통한 발달을 주도하는 기업가 정신의 대표자 같은 캐릭터가 애먼 사람 다 죽이려는 미친 사고를 아주 논리적으로 전개한다는 것도 묘했다.
어쨌든 나는 진짜 좋았다. 이 말 밖에 못하겠다.
백문이불여일견이다.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