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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arvel Entertainment Pintere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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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arvel Entertainment Pinterest) |
드디어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보고 왔다.
내 주변에서 제일 먼저 보고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막차를 타게 되었다.
농담 아니고 CGV는 확인 안했지만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다 합쳐서 오늘 뒤로는 상영예정이 안 뜨더라?
이 정도면 미리보기에 안 걸릴 정도로 헛소리는 많이 한 거 같고.
의식의 흐름에 충실하게 쓸 예정입니다.
어벤저스 오늘 안 보면 몇 달은 영영 안녕이지 싶어서 고민하다가 안 보면 후회하겠지 싶어서 봤다.
그리고 나는 과하게 기대하고 상상하면 더 실망할 거라 생각하고 충동을 이겨내고 지나가다가 실수로 노출당한 거 외에는 트레일러 한 번 스포 한 점 제대로 보지 않았다.
그래서 이 트레일러도 진짜 오늘 보는 거다.
Hㅏ 화면은 간지가 줄줄 흐르네요 :Q
줄거리는 앞에 있던 모든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일이 어떻게 끝나고 아직도 마무리 못한 1편 사건의 셉터를 회수하고 그거 연구하다가 토니 스타크와 브루스 배너가 그 매드 사이언티스트 기질을 못 버리고 로보틱 센티널 프로젝트인 울트론에 쓰겠다고 연구하다가 본인들도 통제 못하는 무언가를 만들어서 사고 치고 그 뒷수습하는 이야기다.
물론 앞중간뒤에 전부 뭔가 더 있긴 하지만 정말 간단하게 말하면 그렇다.
토르가 "Is this the best you can do?"하고 소리치지, 내가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이 그거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스포라도 좀 보고 갈 걸 그랬다.
나중에 와서 보니까 조스 웨던이 원래 아크의 플롯을 도입하는 게 아니라고 했는데 그걸 알았으면 내가 엄청난 스케일의 뭔가를 기대하고 가지는 않았을 텐데.
일단 내가 좀 실망하는 큰 이유는 기존의 어벤저스 영화와 분위기가 좀 다르다는 것이다.
1편에서는 서로 간의 불일치를 극복하고 팀이 형성되는 과정을 그리면서 좀 더 묵직하게 접근했다.
그런데 이번 편에는 더 무거울지도 모르는 주제가 많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가볍게 넘어가는 느낌이 내 취향이 아니었다.
인공지능의 윤리와 개발 시 그 제한과 그에 대한 윤리성과 그런 도돌이 논쟁 진짜 좋아하는데!
이번 편이 별로로 느껴진 가장 큰 이유는 내 느낌에 갈등이 많이 거세되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적 외적 갈등으로 터져흐르는 앵스트의 기운을 참 좋아하는데 영 부족해…
인공지능 개발 발각되고 싸우는 부분은 어벤저스에서 쉴드에 대한 불신과 어벤저스 멤버 간의 대립으로 싸우던 장면 재현하는 기분이었다.
심지어 그 때만큼 극적인 느낌도 안 나고.
캡틴 아메리카하고 토르가 전투하는 와중에도 만담을 막 주고받을 그런 캐릭터들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말이다.
현대에 잘 적응했다고 보여주려고?
그 용도로 보기엔 너무 길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전에 시네마틱 유니버스 개봉한 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 그런가.
그런데 이거랑 그거는 다른 거잖아…?
정말 크게 아쉬운 것은 완다 막시모프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신조작을 통해서 마음 속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보게 해준다는데 왜 그걸로 각 캐릭터들의 내면세계에 대해서 조금 더 깊게 탐구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언맨 3 같은 경우에는 어벤저스 이야기하고 연계 잘 해서 토니 스타크의 PTSD에 대해서 깨알같이 잘 쑤시던데.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그런가.
또 아이언맨 같은 경우엔 울트론과의 관계에 있어서 좀 괜찮은 대치구도였는데 좀 더 보여주면 좋겠다.
옛말 그른 거 하나 없고 싫다는 놈이 똑 똑같은 짓 한다는 느낌인데.
그리고 자기는 다르다고 어벤저스하고 제일 싫어하는 스타크 죽이고 세상에 신기원을 가져올 거라고 하는데 주변에서 그놈이나 니놈이나 똑같이 행동한다고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제임스 스페이더 연기는 끽해야 목소리밖에 없으면서 연기는 또 좀 잘 해.
분위기도 완전 좋고 울트론이 좀 개그 욕심이 있어서 기계 주제에 농담도 많이 하는데 소싯적에 보스턴 리걸에서 농담하던 말투랑 딱 느낌이 똑같더라.
그에 반해 비전은 좀 두서없이 등장하는 느낌이었다.
에미야 러닝타임이 짧다… 20분만 더 줘라… 그러면 더 설명 잘 됐을듯…
이것도 막 킹스맨맨치로 삭제 장면이 2-30분 되고 그러는 거 아니냐 설마.
그리고 헐크버스터는 큰 기대는 안 했는데 그러길 잘 했다.
헐크가 헐크니 돈 버리고 시간 버리고 순삭당할 줄 알았는데 생각외로 오래 버텨서 더 놀랐다.
베로니카가 코드네임이던데 베로니카 프로토콜이라고 하고 싶다.
어쨌든 위성으로 바로 배달해서 일단 헐크 가두고 시간 버는 게 대처 시스템이 제일 감명 깊었다.
그렇지, 그 커다란 거랑 합체를 하려면 당연히 시간이 걸리겠지.
합리적이네.
그 외에는 진짜 순수한 로맨스가 줄줄 흘러서 놀람.
진짜 충격적인 건 호크아이가 건실한 가장이었다는 거?
또 비전이랑 완다 민다.
마지막에 진짜 잘 키우면 완전 깨볶을 사랑이 줄줄 흐르는 포텐셜이 보이는 비주얼이었다.
폴 베타니와 엘리자베스 올센은 좀 많이 예쁘네요!
로마노프랑 배너 박사랑 썸타는 건 많이 기대 이상이었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누구 하나 죽여서 끝낼 거 같지는 않은데 예쁜 사랑하세요 이러고 둘 거 같지도 않아서 좀 무서움 솔직히.
나중에 끝나기 직전에 퓨리 국장한테 블랙 위도우가 처음에 헐크 데리러 자기 보낼 때 이렇게 될 줄 알았냐고 묻는데 나도 진심 궁금했음.
그러니까 생각났는데 영화 대사 중에 진짜 메타적인 대사가 은근 있다.
마지막에 어린아이 구하는 호크아이 구하는 퀵실버가 정말 내가 이럴 줄 기대도 못했지 않냐고 말하는데 보는 나도 진짜 기대 못 했다.
소소하게 요즘 액션캠으로 하는건지 아니면 장비를 달아서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1인칭 부착 카메라라고 해야 하나, 그런 장면이 소소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촬영이 현장감도 더 주고 색다른 느낌인 건 이해하는데 정말 잘 써야하는 화면이라고 생각해서 영화에서 문득 등장하면 그렇다.
심지어 인생 처음으로 화면 제대로 잡아 편집한 게 고프로 영상이었는데 이런 말을 합니다.
그나마 어벤저스는 현대 폭발물이어서 얘들이 이런 것도 해보려고 하네? 하고 넘어갔는데 역동성과 현장감이 줄줄 흐르는 기법이기 때문에 영화에서 등장하면 진짜 따로 논다는 느낌이 확 들어서 나 같은 경우엔 오히려 몰입감이 떨어진다.
진짜 심하게 느낀 건 호빗 2편에 어둠의 숲에서 물통 타고 탈출할 때였다.
호빗이 아무리 어린이용 동화로 시작했지만 고전적 서사시의 프리퀄인데 블록버스터라도 물 속에서 풍덩거리는 걸 심지어 1인칭 경험자 시야에서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것도 잠깐 지나가는 것도 화면에 보이는 게 물거품 밖에 없는데 길어.
화제의 서울 촬영 장면도 봤는데 내가 서울에서 찍은 걸 알고 보니까 서울인 줄 알았지 국어 간판 안 지나갔으면 까맣게 몰랐을듯.
서울시에서 협조할 때 경복궁이나 진짜 딱 봐도 한국인지 알만한 장소 한번 시원하게 날려주는 대가로 허가 내줬으면 좀 더 나았을까.
저 정도로 식별불가능하고 관광상품이 없는 고가도로 및 다리에서 찍었는데 어떻게 관광효과가 창출될지는 전혀 모르겠다.
전체적인 감상은 휘황찬란한 부제만 듣고도 두근두근했는데 소소해서 실망했지만 그래도 자본주의의 맛은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공 중이지만 고층 빌딩 하나를 아예 파죽지세로 밀어버리고 시가지 하나를 통째로 뜯어 던지더라고.
그 비싼 로봇도 아주 몇 백 기를 작살을 내고.
다만 본격적으로 울트론하고 싸우는 장면에서 큰 폭발이 좀 부족해서 슬펐다.
헐크하고 헐크버스터 싸우는 장면에서 터지는 게 더 멋있어 어째.
나 그럼 지금 디즈니마블의 자본력으로 터지는 것도 부족했던 건가.
액션 신은 연계공격하는 것도 1편에서 서로간의 대립에서 알아냈던 사실 같은 걸 깨알같이 잘 활용하고 있고 그 전에 합 맞춰보고 잘 됐던 것도 잘 쓰고 있고.
새롭게 인상깊은 코레오그라피는… 모르겠고…ㅋ
너무 떡밥질을 열심히 한 것도 좀 단점.
2부는 아무래도 쉬어 가면서 원기옥 모으고 있다는 느낌이다.
원기옥 모으고 있는 건 아니까 적당히 던지고 러닝타임을 늘리든 다른 화면을 줄이든 이야기 좀 더 파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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