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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24 도서관 도서 선정 기준에 대해서

우리 학교 도서관은 그 장서 분류의 비율이 참으로 기형적이다.
도서관이 워낙 작아서 오밀조밀하기도 하지만, 그 내에서도 비율이 아주 개판이다.
철학, 문학, 어학이 한 층을 차지하고, 나머지를 모두 나머지 한 층에 우겨넣는다.
분명히 듀이 십진 분류의 최상위 분류가 10개인데 말이다.

나머지 7개 대분류 중에서 300번대 사회과학이 층의 반을 차지한다.
300번대는 사회대 및 상경대에서 주로 쓰이는 도서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나머지 6개 분류가 반 층에 모조리 우겨박혀 있다.
이 중에 종교, 예술, 역사, 과학이 있다.

안 그래도 적은데, 새 책 업데이트가 나머지에 비하면 한 줌이다.
그래서 이것저것 신청을 한다.
신청을 하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자르지 말고 좀 받아주면 좋겠다.
왜 만화책은 안 되나.


언어를 아무리 배워도 그 언어라는 그릇에 담을 알맹이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이 학교는 외국학이 아니면 정말 평범하고 밋밋하다.
그래서 학교가 이중전공을 필수로 만들면서 상경 계열을 띄워주기 위해 매우 노력을 하지만, 학교 전공 교과에서 모든 걸 커버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하다 못해 책이라도 마련해 주어야 하는 거 아닌가.


예를 들어서, 나는 주로 컴퓨터 잡상식과 예술, 그리고 컨텐츠 카테고리에 관심이 많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냥 그 쪽 이야기를 보는 것이 좋다.
저 분야는 전부 부족하다.


일단, 이공 계열 책은 잘 들어오지를 않는다.
컴퓨터 계열 책도 적은데 있는 것들은 태반이 오래된 책들이다.
그나마 대학원에 몇 학과 개설되어 있어서 좀 들어온다.

강산이 10년에 바뀐다는 건 다 공자님 시절 소리고, 특히나 IT, CS 쪽은 빨리 바뀌어서 1분기마다 한번씩 업데이트가 되는데 우리 학교는 자체가 문과판이니 더하다.
내가 찾는 책은 거의 트렌드 상식에 가까운데, 제대로 들어온 적이 없어서 매번 새로 신청을 해야 한다.
거 딱히 마이너한 책도 아니고, 대부분이 교보문고 큰 통로 옆 전시대에서 찾을 수 있다.
변하는 세상에 던질 애들한테 이런 내용은 줘야 하는 거 아닌가.
내가 그렇게까지 얼리아답터는 아닌데 말이다.


700번 예술 분류대를 가면 책장이 7열쯤 되는 거 같다.
언어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못한 비애다.
이 중에는 만화도 있다.
상당히 적은 예술 책 중, 만화책이 생각보다 많다.
원어지만 《데스노트》도 있고, 《프롬 헬》, 《브이 포 벤데타》 등 미국 코믹스도 있다.
웹툰도 들어와 있다.

그래서 만화책을 신청했지.
신청하고 모조리 잘렸다ㅋ
권수가 많아서 다 따로 신청해야 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진짜 한 열 몇 번은 잘렸다.
만화는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만화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신청을 안 받는댄다.

나 같은 경우에는 《샌드맨》을 보고 싶었다.
《샌드맨》은 닐 게이먼이 스토리 작업을 한 버티고 코믹스로, 그 작품성이 엄청나다.
특히나 신화, 전설 등의 재해석 및 적용에 있어서 그 독특한 세계관이 참 매력적이다.
그래서 좀 보고 싶었거든?
기왕 만화책 갖출 거면 장서 중에 이 정도 되는 건 있어줘야지,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설정이다.
요새는 원전의 재해석이 컨텐츠 제작의 마이크로트렌드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외대에는 비교적 근래에 문화컨텐츠 전공이 신설되었다.
컨텐츠 연구에서 만화라는 장르는 상당히 괜찮은 주제다.
《식객》, 《미생》 등의 웹툰이 영상화 되었고, 미국 코믹스 같은 경우에는 거의 OSMU의 대표 예시 같은 행보를 밟았기 때문에 영상화 된 아크 등은 보고 연구할 가치가 상당할 것이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도 만화책이라고 기각됐다. 왜?
《샌드맨》은 듣도 보도 못한 마이너한 만화책이라 볼 수도 있다.
만화책 보는 사람 아니면 잘 모를 수도 있다.
그런데 저거는 동제의 영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아크이고, 영화도 꽤 선전했다.
그 정도면 문화컨텐츠 전공이 있는 학교에서 구입할 수도 있는 책 아닌가?


만화책 같은 경우에는 굳이 따지자면 덕질하는 덕후들이나 보는 책이지, 하면서 안 받는다고 치자.
학문성이 떨어진다고.
그런데 왜 라노베, 판타지, 로맨스는 받나?
완전 차별 아닌가.
로맨스도 《해를 품은 달》이나 《성균관스캔들》 같이 드라마화돼서 유명한 것만 받아주던가.
한국소설 책장 태반에서 양판소, 로맨스가 쏟아진다.
그냥 대학도서관의 체면을 세울 수 있도록 문자 형식을 갖추기만 하면 웬만큼 통과가 되는 시스템일지도 모르는 거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소소하게 시험해봤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판타지 로맨스 만화가 있다.
옛날 책이라 그런지, 소설화도 되었다.
그 책을 신청했다.
전권 바로 들어왔다.
제목은 만화책이랑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다.



귀찮다고 한꺼번에 개인 신청한도를 넘겨서 와르르 신청해버렸을 때 잘리는 건 괜찮다.
게으르고 규칙을 안 지킨 내 잘못이지.

절판된 책이라고 잘리는 건 괜찮다.
안 판다는데, 중고로 어디서 뒤져서까지 넣어달라고 할 생각은 없다.

수험 관련 도서도 해마다 바뀌는데 누가 넣어달라고 할 때까지 까먹고 못 넣어줄 수도 있다.

그런데 신청 기각 사유가 "만화책이라서,"면 스토리텔링에 대한 차별이다.
만화면 무조건 교양이 떨어지는 책인가.
교양의 기준이란 뭘까.


+
실험 삼아 신청한 외서 킹스맨 만화는 선정자료로 뽑혔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반송되겠지 싶어서 그냥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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