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도 쓴다던 살만 칸(Salman Khan)의 비영리 학습사이트,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의 홍보영상이다.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라고, 여기 설립자가 쓴 책도 있다.
일단 이 영상에서 가장 큰 특징은 1인칭 시점의 화면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1인칭 시점을 쓰니 그 체험과 공감의 느낌이 효과적으로 극대화된다.
주로 액션캠, 특히 고프로가 나오면서 요즘 더 자주 볼 수 있게 된 그런 화면들이다.
영상에 포함된 배움의 순간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그런 것들이 아니다.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경험해봤을 걸음마, 자전거타기, 글자놀이 등 보는 사람들의 기억을 최대한 되살릴 수 있는 화면들이 많다.
물론 서양 모빌에 알파벳이니 그런게 더 많아서 우리나라 사람이 막 공감할 내용은 아니지만 그렇다.
그 사이로 은근슬쩍 칸 아카데미 사이트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칸 아카데미 화면이 저렇게 생겼다.
요새 끝내주는 게 모바일 같은 경우엔 화면에 글씨를 쓰면 수식을 인식해서 깔끔하게 산수 결과를 띄워준다.
어려운 내용은 아니고 애들이 어릴 때 기본적으로 배우는 1+1이다.
그리고 이제는 아주 당연하고 쉬운 그 내용을 배우기 위해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갯수를 하나씩 세어보는 그런 활동을 보여준다.
사이트의 학습 원리를 잘 담고 있다.
나레이션에서 학습의 과정을 이렇게 묘사한다.
Thankfully, we're born to learn.이 과정에서 넘어지고, 부러뜨리고, 떨어지고, 수식을 죽죽 지워버리는 화면을 보여준다.
Slowly, surely, you stumble, slip, crawl, fall, fail, and fall
Frustrating, confusing, trying, struggling―until one day, you walk.
One foot in front of the other, one idea on top of the next, each wrong answer making your brain a little bit stronger.
여기도 사이에 칸 아카데미 액티비티가 끼여있다.
칸 아카데미는 짧게 짧게 세분화된 영상 사이사이로 문제은행에서 무작위로 몇 개의 문제를 푸는 활동이 이어진다.
틀리면 하트를 잃고 맞추면 포인트를 얻는데, 이 포인트로 온라인 샵에서 아바타를 꾸밀 아이템을 살 수 있다.
교육의 게이미피케이션이 이렇게 적용되는 거다.
옛날에 우리 동네에 본점이 있던 학원에서 내가 초등학교 다닐 시절 이런 시스템을 초기 도입한 적이 있다.
내가 알기론 이 때 이 시스템의 부실함 때문에 오히려 더 공부를 안하고 애들이 줄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윈도우 2000 시절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선구자였다.
그 때는 진심 싫었지ㅋ
영상이 뒤로 가면 갈수록 배우는 것들의 난이도가 높아진다.
자전거를 일례로 들자면, 처음에는 조악한 세발자전거였는데 나중에는 산악자전거로 드넓은 곳을 달려가고 있다.
실수를 통해 배워나가면서 결국에는 해낸다는 전개다.
내가 칸 아카데미 자체에 호감이 있기도 하지만 이 영상을 진짜 좋아하는 이유는 마지막에 심하게 꽂혔기 때문이다.
좀 식상할지도 모르지만 마지막에 You can learn everything하고 걸음마를 보여주는 게 너무 좋았다.
막 무언가를 성공해서 좋아하면서 들뜨는 장면을 통해서 결과를 나타내는 게 아니라 첫 걸음마에 성공하듯이, 인생의 처음에서 공통적으로 배우는 것을 배우듯이 너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그 시작을 보여주는 것이 감명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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