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인가 재작년부터 계속해서 실로 팔찌를 만들고 있다.
처음에는 십자수실 세가닥 땋는 미산가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 무슨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한 짓거리인지 모르겠다.
그 얇은 미산가를 하다가 십자수실을 넘치도록 사서 외국에서는 friendship bracelet이라고 부르는 마크라메 기초 응용 팔찌로 넘어갔다.
매듭은 진짜 기본매듭 하나인데 모양보다는 색배치를 중시하는 거다.
왜 우정팔찌인지 알 거 같다. 진짜 두껍고 예쁜 건 그런 동기 아닌 이상에야 엔간하면 남한테 만들어주기 싫도록 복잡하다.
체인 같은 부자재랑 섞어서 만들면 진짜 이쁘긴 한데 그 부자재 마감하는 도구들을 장만할 의지가 들지 않아서 못하던 참이다.
저거 하다가 같은 색실로 하는 거라서 원판을 응용하는 쿠미히모도 했다.
굵고 편하니까 파라코드도 건드려보고 원석팔찌도 몇 개 만들어 보았다.
이 두 개는 진짜 팔거나 할 생각 아니면 은근히 돈 많이 드는데 순식간에 끝나는 허무한 방식이다.
어쨌든 온갖 걸 건드려보았더니 대부분 파는 핸드메이드 팔찌는 대충 어떻게 만들었나 견적이 보인다.
그런데 팔찌 중에서 딱 보면 아, 이건 기계구나 딱 보여서 절대 못 따라할 거 같은 것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크루치아니 팔찌 계열이다.
이건 작은 모티프를 쭉쭉 이어놓은 거 같은데 그 직물을 짜는 건 기계라서 뭐 어떻게 따라하기가 힘들다.
그걸 따라하려면 1) 레이스를 사다가 잘라서 마감재로 마무리한다, 2) 내가 직접 레이스를 짠다, 가 옵션인데 첫번째는 영 끌리지가 않드라.
그래서 두번째 선택지로 향함^^
나는 들고다니면서 하는 걸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그 중에 작은 걸로 찾아봤는데 나름 태팅이더라.
사실 코바늘이 더 작긴 한데 옛날에 해봐서 다시 하기 싫더라.
그런고로 태팅책하고 태팅셔틀을 사서 하는데 이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라 많이 필요함 생각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정적으로 블로킹이라고 형을 고정시키는데 그걸 하려면 코르크보드하고 시침핀을 사서 고정시킨 다음에 풀먹이라는데 와 그러면 내가 결코 가지 않은 길로 가야 하는 거잖아?
일반 마크라메 하려면 보빈하고 고정판도 필요하고 단색 레이스실 같은 거 끊어서 하길래 힘들어서 안 했는데 태팅한다고 저거 다 사면 결국에 그걸 해도 되는 거잖아...?
이러다가 보빈도 사겠네?
완전 무슨 실팔찌 만렙을 향해서 달려가는 기분이다.
그래도 아직 비즈 섞어서 만드는 짓은 안하는데 하게 될 거 같은 기분이다.
태팅하려면 진짜 레이스용 코바늘 필요할 거 같은데 다음 달에는 이거나 한 세트 살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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