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 진행자들을 보면 장난(Prank)을 또 그렇게 친다.
소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엇나가면 인연 끊겠다 싶은 것도 있다.
지미 키멜도 그런 거 참 좋아한다.
유명한 건 본인들 악플을 직접 읽게 하는 ‘Mean Tweets’나 아예 SNS UGC 캠페인처럼 진행된 ‘할로윈 다음날 애들한테 받아온 사탕을 다 먹어버렸다고 해보자’가 있다.
본인이 온갖 장난을 치기 때문인지 수준 있고 창의적인 시도는 대인배처럼 받아준다.
그리고 그 옆의 부인분도 아주 대인배다.
한 발 더 나아가 공범이 되어서 남편 넋 빼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다.
처음은 리한나였다.
앞뒤 몇 초 들어보면 Bitch better have my money 홍보차 온 거 같은데, 만우절날 부인분이랑 스태프랑 크루랑 다 짜고 지미 키멜네 집에 만우절 장난차 방문한다.
그게 한밤중에 자는 침대에 뛰어들어가서 외계인 같은 조명의 백댄서들과 함께 돈 뿌리면서 춤추는 거다.
표정이 아주 넋이 빠진 건지 워낙 이것저것 봐서 이 정도는 놀랍지도 않은 건지 잠이 덜 깬 건지 짐작이 안 될 정도로 멍하다.
다음에는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왔다.
잘 생각해보면 후속작이 수위가 있다고 본다.
아예 침대 위에서 춤추면서 나란히 누워서 구르는 데다가 옆에 몸좋은 백댄서들이 다리를 쩍 벌리고 지미 키멜의 위에 올라타서 골반을 돌린다.
하지만 이전 시도에서 쓴 노래도 노래고, 그게 첫 시도라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임팩트가 더 부족한 느낌이다.
결국에는 그냥 느낌 차이인가 싶기도 하다.
리한나 버전은 가사도 돈 내놓으라고 닦달하는 내용이고 손에 좀 더 집중된 조명을 들고 얼굴에 흔드니까 위험한 느낌이고,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망측한 꿈이 현실화된 느낌에 더 가까운 거 같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나름 배려도 해서 조명이 더 야릇할 망정 침대에 종이 쪼가리를 한무더기 뿌려놓고 가지는 않잖아?
그리고 당장 지미 키멜이 내성이 생겨버린 거 같다.
마지막에 우리 집에 들러줘서 고맙긴 한데 우리 부인은 어디 갔나 찾을 정신도 있고, 카메라 롤이 계속 돌아가고 있으니까 당신도 가봐도 된다고 내보낼 정신도 있고.
역시 최초의 선구자가 인정받는 이유가 있다.
그래도 심적 동요는 백댄서들이 침대에 올라왔을 때가 제일 컸지 싶다.
온몸이 으익 저리가 하는 모양으로 굳는 게 보이더라.
진짜 거친 생각의 침입자들과 불안한 마음의 지미 키멜과 그걸 지켜보는 부인까지 다 갖춰져 있는 상황이라서 그저 웃음만 난다.
이 모든 상황은 부인분의 묵인 및 적극적 동조가 없었으면 불가능할 일이다.
잠깐 문 열어줄 때나 카메라가 지나갈 때 잡히면 어찌나 신나 보이는지 모른다.
저래뵈도 부부가 같이 쓰는 안방 침대 위에서 뛰고 있는 건데, 옆에서 웃느라 바쁘다.
준비는 다른 사람들이 했을지 몰라도 결국 사택이라는 베뉴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이 모든 건 일어날 수 없는 노릇이다.
저런 곳에서 진행되는 걸 본인한테 물어서 할 수도 없고.
다른 의미로 조용하게 남편 넋 빼는 걸 신나게 구경한 부인분이 진정한 승자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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