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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19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간격에 대해서

해가 바뀌고 또 미래 트렌드는 어떠할 것인가에 대한 책이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소소하게 트렌드에 대해서 읊어주는 게 트렌드가 되어버려서 좀 웃기다.
어쨌든 그것들을 살살 살펴보고 있으려니 헛상상을 하게 된다.

네 발로 꽃사슴마냥 뛰어다닐 거 같이 생긴 로봇도 나오고, 기술적인 발전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당장 최근에는 인간의 영역으로 남았다고 생각했던 바둑에서 최고의 바둑 기사 중 한 분이 컴퓨터와의 대결해서 패배를 맛보았다.
그래서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격차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한국 교육과정 12년을 거쳐오면서 다양한 수학문제집을 풀다 보면, 사이사이에 알렉산더의 공부의 왕도 이야기와 더불어 제논의 역설 이야기가 단골로 나온다.
제논은 아킬레우스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면 아킬레우스가 따라잡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당연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논리적으로 반박해보라고 하면 문과생들은 잘 반박하지 못하는 이야기다.
나는 아킬레우스와 거북이보다는 인간과 컴퓨터의 관계에 제논의 역설이 더 들어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기술계에는 기계가 인간과 유사하게 학습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연구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정말 기계가 스스로 원래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스스로를 개선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기계가 인간보다 얼마나 좋아보이든 간에 기계의 개선과 혁신은 인간의 손에서 이루어질 것이고 인간은 기계의 앞에 서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계가 인간을 앞지르게 되면 기계는 인간이 따라잡을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지도 모른다.
이 점을 이공계에서는 싱귤래리티, 특이점라 한다.
인문계에 종교가 있으면 이공계에는 특이점이 있다.
인간이 더이상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시점을 뜻한다.
종교 같다고 하는 이유는 미래에 그러한 가상의 시점이 있다고 하고, 그 시점 이후에는 어떨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측을 하지만 그 가정된 시점 혹은 공간은 우리가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세상에 0%와 100%는 없으니 언젠가는 SF에서 상상하는 대로 설계자의 의도 및 설계 범위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무기 생명체가 인간의 손에서 탄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이루어지는 순간 인간은 직접 신성을 지상으로 끌어내리게 된다.
생명의 존엄성을 스스로 난도질하면서 동시에 생명 존엄성 신화를 끝장내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이 때 인간과 기계를 구별할 기준이 무엇인가 궁금해진다.
인간의 도덕성과 윤리성을 그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지만, 기계가 이 모든 걸 배울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으니 저 때가 되면 그냥 신체만 다를 뿐 내용물은 인간과 진배 다를 바 없는 개체가 등장할 것이다.
지금은 생김새나 행동 양식이 다르다고도 전세계에 온갖 문제들이 발생하는데, 저런 개체가 등장하면 그 시대의 갈등은 어떠한 모양을 하게 될까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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