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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행사를 기념한 페르소나의 귀환

(출처: 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 공식 유튜브)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했다.
자본주의의 나라 미국은 무대 세팅이나 크기 자체가 다르다.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방송도 축제다.

페이크 뉴스 계열 보면 이 주제는 차마 커버를 안 할 수 없다.
거의 좀이 쑤셔서 가만히 못 있는 거 같다.
그 계열의 거두, 코미디 센트럴의 존 스튜어트―스티븐 콜베어 콤비는 전부 전당대회가 진행되기 전 은퇴를 하고 트레버 노아―래리 윌모어 태그팀에 자리를 넘겨준 상태다.
존 스튜어트는 쉬러 간다고 했다.
(그 뒤로 워낙 까메오 등장을 많이 해서 쉬는 거 같지가 않다.)
스티븐 콜베어는 콜베어 르포 당시의 페르소나, 스티븐 콜베어를 미국의 불멸자 산타, 링컨, 그리고 모든 해답을 알고 있다는 제퍼디 진행자 알렉스 트레벡과 함께 저 하늘 너머로 떠나보냈다.

하지만 이 때 안 데려오면 언제 데려오나.
CBS로 건너오기 전까지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후보 확정이란 대소식이 없었으니까 콜베어도 재워놓을 수 있었지.
그래서 진짜 데려왔다!






일단 설정은 이 모든 사태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존 스튜어트를 찾으러 가는 거다.
이미지컷 등을 보면 진짜 구석진 산중이다.
스마트폰에다가 지도 찍어서 찾아오니까 이제 여기 포켓몬 체육관 아니니까 다른 데 가서 잡으라고 깨알같은 드립을 날려준다.

스티븐 콜베어는 은둔 생활을 하던 존 스튜어트에게 전당 대회 때문에 찾아왔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존 스튜어트는 이제는 그런 일 접었다고, 젭 부시가 어련히 잘 할테니 가보라고 한다.
콜베어 아제가 아니라고, 아니니까 찾으러 왔다고 누군지 한번 들어나 보라고 한다.
그 전에, 입이 건조해서 좀 그러니까 입에 물을 좀 적시자고 한다.
나도 친구들하고 저런다.
서로 입에 액체를 담고 있을 때는 뿜을 소리 하지 않기로 협정이 되어 있다.
그리고 항상 약속은 지켜지지 않지ㅋ


누가 대선 후보인가 밝혀지고 존 스튜어트는 과부하가 걸려서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 원군을 데려온다.
그게 콜베어 르포 마지막에 떠났던 스티븐 콜베어다.
본인과 페르소나를 구분하기 위해서 콜베어 르포의 자랑스런 소장품 캡틴 아메리카 방패와 스팅을 들고 등장한다.
둘 다 스튜디오 및 원작자 인증품이다.

그렇게 등장한 콜베어는 스티븐 아제한테 존이랑 자기는 세계 종말에 대비하여 육포를 만들고 소변을 비축해서 잘 살고 있으니까 방해하지 말라고 한다.
저 소변 이야기 커뮤니티 2시즌 프리미어에서 봤던 거 같다.
어쨌든 그렇게 살고 있으니 저리 가라고 하는데 후보가 젭 부시가 아니고 도널드 트럼프라고 하니까 그대로 달려나간다.





진짜 감동의 순간이다.
처음 레이트 쇼에 갈 때, 스티븐 콜베어가 페르소나를 버리고 본연의 모습으로 쇼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궁금하기도 했지만 저 과격한 페르소나를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게 아쉬웠다.
실제로 레이트 쇼에서도 스티븐 콜베어의 코미디 수위가 많이 낮아졌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렇게 다시는 볼일 없을 줄 알았는데 저렇게 전차까지 타고 등장할 줄은 몰랐다ㅠㅠㅠㅠ

하나 아쉬운 건 콜베어 르포 때는 철저하게 콜베어 아제의 철저한 나르시즘이 정립된 때라 딱 등장하자마자 잡음 없이 스티븐만 떼창했는데, 확실히 여기는 레이트 쇼라서 그 교조적인 떼창이 부족한게 들린다.
그래도 “Shh, daddy's here,”하는데 콜베어 르포 때로 딱 돌아온 느낌이다.
심지어 지금은 난간에 매달린 심정이겠지만 내 얘기가 끝나고 끝나면 기뻐서 뛰게 될 거라는데 중의적인 말장난이 제대로다.


이 영상에서는 아예 대놓고 콜베어 르포의 오프닝 스코어, 페르소나, 그리고 단골 세그먼트까지 모조리 등장한다.
The Word는 Truthiness가 탄생했던 세그먼트다.
현재 이슈 등에 관계된 단어를 하나 주고, 그에 대해 콜베어가 썰을 풀면 옆의 빈 창에 소리꾼의 소리에 고수가 추임새를 넣듯이 코멘터리가 터진다.

코멘터리는 위트 넘치기도 하고, 비꼼 작렬일 때도 있다.
예를 들어 Truthiness 같은 경우에는 콜베어와 제작진이 만들었기 때문에 쓸 수 있을 거 같지만 코미디 센트럴을 떠나 CBS로 온 지금은 저작권에 제약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Truthiness를 언급할 때는 옆에 ⓒ2005 Viacom이라고 저작권 표시를 띄워주는 식이다.
깔깔깔 자지러지게 웃기지는 않지만 그걸 이해하기 위해서 내 교양도 필요한 복잡한 코너다.



Truthiness가 언제 나온지는 모르고 있었는데 검색해보니까 콜베어 르포 프리미어에서 처음 등장했던 단어고, 조어지만 그 해의 단어로 선정되기까지 했다고 한다.
대충 단어를 정의하자면 진위 여부와 관계 없이 진실되게 느껴지는 느낌이다.
사실은 머리로 분석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거란다.
사실일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 모든 걸 떠나 사실이라고 우기며 쉴드를 치게 하는 그 틀려먹은 육감, 그게 Truthiness다.


Trumpiness는 저 뒤를 이어 등장한 단어다.
Truthiness가 사실 같은 느낌을 주기라도 했으면, Trumpiness는 딱 들어도 딱히 사실 같지도 않고 사실이 아닌 것도 알지만 신경을 1도 쓰지 않는 것이다.
Truthiness는 gut, 위장께 내지는 뱃속에서 올라오는 느낌이지만 Trumpiness는 소화계에서 훨씬 하단에 위치하는 기관에서부터 올라오는 느낌이란다.
최하위 기관 밖에 생각 안 납니다 아제ㅋㅋㅋㅋ
오늘날 지도자의 덕목은 진실을 얘기하거나 진실 같이 느껴지는 것을 얘기할 필요도 없고 느낌적인 느낌을 느낄 수 있으면 된다는 거다.
농담 아니고 진짜 feel the things that feel feels랜다.




그리고 저 에피소드 후에 저작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나왔나 보다.
있을 줄은 알았다.
그리고 있다면 이미 다프트 펑크 때의 흥겨운 전례가 있어서 고스란히 얘기해줄지도 알았다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진짜 현대가 협찬을 신의 한 수처럼 했다고 생각했다.

스티븐 콜베어라는 실존 인물의 용모와 이름을 따서 만들어낸 그 사람의 페르소나는 모 대기업에 저작권법을 통해 지적 재산으로 귀속되어 있으므로 쓰지 말라는 거다.
그래서 막나가기로 결심한 거 같다.
하지 말라니까 일란성 쌍둥이 사촌이라고 하나 만들고, The Word의 o만 e로 바꿔서 Werd란다.
이래야 콜베어 아제지!


일단 지금은 한창 전당대회 시즌이라서 다시 콜베어 르포의 콜베어가 나와도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는 또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옛날보다는 밍숭맹숭한 맛이어도 예전 짬 때문에 다른 호스트들보다는 정치색도 묻어있고 새롭고 하니까, 나올 때마다 반가운 손님마냥 좋더라도 레이트 쇼에서 만들고 있는 스티븐 콜베어 스타일로 밀고 나가는 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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