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존 스튜어트에 빠지게 된 계기.
처음 봤을 때는 스티븐 콜베어에 비해 좀 점잖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보고 이 아저씨도 대놓고 할 거 다 하는구나 하고 각잡고 보게 되었다.
이런 페이크뉴스 계열에 가면 동종업계 및 유사 프로그램 종사자들끼리의 관계도 얽혀있지만 실제 뉴스 내지는 시사프로 진행자들과의 묘한 관계가 은근히 생겨난다.
주로 그런 경우에는 주고받는 어그로를 통해 생겨나는 갈등 관계가 꽤 있다.
이 경우가 그렇다.
페이크 뉴스쇼들을 보면 좌편향적인 색채가 묻어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쇼에서 꾸준히 갈리는 대상이 있고, 그 중에 폭스 뉴스를 가장 자주 듣는다.
한창 때는 너무 갈려서, 한 에피에 한번은 반드시 까는 걸 봤고 안 까여도 으레 까였으려니 하고 자연스레 받아들일 정도였다.
이 영상은 존 스튜어트가 방송에서 폭스 뉴스 및 우익 언론을 깐다고 버니 골드버그가 공격을 시도했다가 카운터를 먹는 세그먼트이다.
내용과 질을 떠나서, 버니 골드버그와 폭스 뉴스는 직종이 언론이고 데일리 쇼와 존 스튜어트는 코미디이다.
이건 뭘 해도 폭스 뉴스가 손해 같은데, 어지간히도 분했나 보다.
그래서 버니 골드버그가 공중파에서 사회평론이 어지간히도 하고 싶은가 본데~ 하면서 배틀을 건다.
그 도전장을 받은 데일리 쇼에서는 거의 파티마냥 비꼰다.
데일리 쇼는 뭐라고 해도 본질이 코미디니까, 성가대를 불러다가 코러스를 깔고 시작한다.
버니 골드버그가 얘기하는 것처럼 모놀로그를 하는데, 한 마디 할 때마다 이상한 대사로 추임새를 넣으니까 자체로도 비꼼 작렬이다.
만담도 터지고, 추임새 넣으시는 분이 살아있다.
존 스튜어트가 보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고 할 때는 파병에 찬동하는 잡놈이라 한다.
자유주의 성향이라고 할 때는 다 합법화하재지 하면서 쏘아붙인다.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할 때는 빨갱이라고 한줄 요약도 해준다.
귀신이 있을 거 같다고 하니까 "Boo!"하고 겁준다.
본인의 의견은 편향될 수도 있다(unbalanced)라고 하니까 뒤에서 정신이상(unstable)인 것처럼 몰아주기도 한다.
이렇게 추임새 넣는 분이 한 마디씩 던지면, 존 스튜어트는 자기 말 하는 와중에 깨알같이 다 반박한다고 바쁘다.
본론에서는 질병에 빗대서 폭스 뉴스를 공격한다.
좌익이라는 병원균이 쥐똥맨치 있으면 아주 자가면역질환마냥 뒤집어진다고, 좌익으로부터의 비난이 존재는 하지만 그 양에 비해서는 과도한 양의 백혈구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결론은 폭스한테 너네는 뉴스계의 루푸스이니 엿먹어라, 였다.
장장 10여 분에 달하는 비꼬기의 한줄 요약은 정말로 “Go f@*# yourself”였다.
마침 그 때 〈하우스〉에 심하게 치여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직격당했다.
요즘 미국 양당 전당대회 때문에 레이트 쇼에서 아주 작정하고 페르소나 차용에 도입하면서 존 스튜어트까지 불러오고 그래서 추억팔이 해봤다.
뻘하게 몇 년만에 꺼내니까 여전히 안 들리는 게 꽤 있지만 그 때보다는 더 많이 들려서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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