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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o, Family of the Year






[※ 이 아래로 드라마에 대한 스포일러가 한없이 나올 예정입니다.]

괜찮아, 사랑이야(이하 괜사) OST.
큰 스포일러가 밝혀질 때, 뭔가를 극복하는 장면 등에서 담담하고 밝은 느낌을 주면서 정말 드라마의 느낌을 잘 살려주던 노래다.
그 느낌이 밝은데 가사가 담담하게 살짝 대비되는 것이 정말 좋다.
이 외에는 거의 10년에 걸쳐 찍어서 2014년에 발표한 후 시상식을 휩쓴 보이후드에도 OST로 들어갔다고 한다.


영상에서 음악을 사용할 때, 가락의 느낌이 영상과 잘 맞도록 쓰는 게 중요하지만 나는 가사를 안다면 가사도 그 느낌에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옛날에 영상을 제일 처음 만져보았을 때 가사에 맞춰서 영상을 배치하다가 뭘 그런 걸 만지고 있냐고 타이트하게 붙이라고 다 뜯긴 기억이 난다^_T

어쨌든 가락이 어울려서 쓰는 게 기본이지만, 짜고 만든 것도 아닌데 가사까지 완벽하게 들어맞으면 진짜 소름돋게 좋다.
요즘 그렇게 느낀 건 LOL 챔피언십 광고 영상에 쓰인 Imagine Dragons의 Warrior, 메탈 기어 솔리드 광고에 쓴 Mike Oldfield의 Nuclear,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 시네마틱 트레일러에서 쓴 Lorde의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
쓰고 보니 다 게임 광고네.
역시, 충성도 강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이 남다르다ㅋㅋ


일단 들으면 묘하게 슬프다.
가벼운 어쿠스틱 느낌의 반주의 노래이고, 화면도 우울한 분위기는 아니다.
그런데 흑백의 영상과 함께 가사를 들어보면 꿈이 무너지는 와중에 근근히 버티는 느낌이 났다.
거기다가 담담하게 조곤조곤 얘기하니 더 슬프다.

가사에서 화자가 바라는 건 소소한 것들이다.
자기 가족을 챙기고, 주말에 한 끼쯤 외식을 하고, 남으면 기타줄 사는 정도?
그런데 그것도 힘든 상황인 거 같다.
그래서 계속해서 반복해서 이렇게 얘기한다.
Let me go
I don't wanna be your hero
I don't wanna be a big man
Just wanna fight like everyone else
Your masquerade
I don't wanna be a part of your parade
Everyone deserves a chance to
Walk with everyone else
영웅이 되고 싶지도 않고, 가정을 지켜야 할 가장으로 우뚝 서야 하는 것도 싫고, 그냥 남들만큼 하고 싶다는 거다.
그리고 "Your masquerade", "your parade"라는 표현에서 실제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남에 장단에 맞추어 거짓되게 살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이걸 다 합치니, 세상이 기대하는 좋은 인생이라는 이상에 맞추기 위해서 허덕이지만 사실 거창한 걸 바라는 게 아니고 남들만큼 적당히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또 기막히게 한겨레 어플에서 무너지는 중산층에 대한 사설을 팝업으로 띄워줬는데ㅠㅠㅠㅠ


이 노래가 괜사에서는 기막히게 쓰인다.
주인공인 장재열은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결국 제 어머니가 불을 질러 의붓아버지를 죽게 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 죄를 형이 뒤집어 쓰는데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위증을 한다.
그 와중에 어머니는 그 때의 충격이 너무 커서 역행성 기억상실로 사건의 실제에 대해서는 아무 기억도 하지 못한다.
그 상황에서 장재열은 엄마를 지겨서 자기 가족을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혼자서 진실을 감당하려고 하다가 그 죄책감에 짓눌려서 조현병 증세를 나타낸다.

이 모든 사실이 밝혀지는 장면에서 이 노래가 나오는데 진짜 대박이었다.
노래 가사를 이루고 있는 단어가 좀 포괄적이어서 이런 상황, 저런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
괜사에서는 장재열의 어머니가 본인이 불을 질렀다는 기억을 잊은 후 작은 행복을 얻었는데 그걸 유지하기 위한 장재열과 그 형의 희생이 깔려있다.
사실이 밝혀지면 모조리 무너질 가면극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렸다.


요즘 방송에서 노래를 듣다 보면 아무리 예능이라지만 왜 그 많은 노래 중에서 저 노래를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특히 Fall Out Boy 노래가 뜬금없이 많이 나온다. 얘네 라이센스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그래서 계속 듣고 있다.
노래가 이렇게 임팩트가 클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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