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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031 콜베어 르포의 스티븐 콜베어와 레이트 쇼의 스티븐 콜베어의 차이

(출처: GQ)
스티븐 콜베어가 CBS 레이트 쇼로 들어가면서 CBS 간판 토크쇼도 전부 호스트가 바뀌었다.
그 와중에 묘하게 이어지는 게 크레이그 퍼거슨 다음으로 호스트 맡은게 제임스 코덴이라 영국인 전통 귀엽네 하는 생각도 든다.
크레이그 퍼거슨만큼 앞뒤 없고 뜬구름 잡는 쇼가 없긴 했는데 참.

어쨌든 스티븐 콜베어가 기존의 콜베어 르포에서 레이트 쇼로 건너오면서 꽤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일단 첫번째로 보이는 것은 쇼 자체의 포맷 변화이다.
코미디 센트럴에서 진행되던 콜베어 르포는 30분 편성의 뉴스데스크 형식의 쇼였다.
세그먼트 하나하나도 사회 이슈와 밀접하게 연관된 내용으로 채워서 뉴스에서 한 세그먼트를 몇 분 끊어서 편성하듯이 소재를 나누고 마지막에 인터뷰를 하나 한 다음에 끝났다.
그에 반해 레이트 쇼는 1시간짜리 토크쇼에다, 기존에 정립된 토크쇼의 포맷이 있다.
보통 앞에 모놀로그, 몇개의 코미디 세그먼트, 그리고 인터뷰 2명에 마지막에 초청 공연 한두 곡인데 레이트 쇼로 넘어오면서 이 포맷에 맞추어 쇼를 진행한다.
다만 앞에 호스트 단독으로 진행하는 코미디 세그먼트에 있어서 기존 콜베어 르포에서 하던 경험이 있어서 다른 호스트들에 비해 시사 이슈가 좀 더 많이 드러나는 듯하다.


그 다음 주요한 변화로는 캐릭터에서의 탈피다.
콜베어 르포는 스티븐 콜베어라는 동명의 페르소나를 연기하면서 진행하는 쇼다.
콜베어 르포의 스티븐 콜베어는 지적 허영이 있는 보수적인 지식인을 가장한다.
딱히 지적이라는 건 아니다.
그냥 자기가 많이 안다고 스스로 믿는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보면 터무니없는 소리를 잘 한다.
엄청 반어적인 표현을 통해서 역설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논문 결과에 의하면 그게 반어인지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한다. 처음 연구진들이 연구를 시작했을 때 예측했던 결과에서는 사람들이 좌편향될 줄 알았는데 우파적인 논조에 설득되어서 물음표 좀 띄웠다고...)

그렇기 때문에 처음 데이비드 레터먼의 후임으로 내정되었다는 기사가 떴을 때 많은 사람들이 진짜 스티븐 콜베어는 어떤 사람인가! 하고 웅성웅성했다.
7~8년을 본적이 없으니 궁금할만도...
아예 쇼에서 주요 세그먼트로 '스티븐 콜베어: 나는 뭐하는 놈인가!' 하는 것도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자기성찰의 수단으로 MBTI하고 거짓말탐지검사를 받았다.

어쨌든 이렇게 레이트 쇼로 넘어와서는 좀더 자기 모습이 잘 드러난다.
그래서 간간히 드립 치다가 웃음을 못 참아서 넘어가기도 하고, 좀더 배려넘치고 진중하게 말을 한다.
전작에서는 영국인한테 영국이 세상에 내놓은 가장 위대한 것이 미국이라는 드립을 치던 아제다.

드레스 코드도 무채색 샤프한 정장뿐만 아니라, 보다 캐주얼한 색을 입기 시작했다.
이 부분은 데이비드 레터먼의 영향을 꽤 받은 거 같은데, 내가 콜베어 르포 클립 본 것 중에는 파란 정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그건 데이비드 레터먼이 자주 입던 색인데 말이다.
안 어울리는 건 아녜요 아제ㅋㅋㅋ


그 외에는 전체적인 쇼에서는 좀더 인터랙션이 많아졌다.
콜베어 르포는 철저하게 콜베어만을 따라가는 쇼다.
보는 사람들은 생각외로 비중이 없다.
방청석에 앉아있다 해도 뉴스에서 국민 여러분을 찾듯이 부르는 데 포함되는 거라서 평소에는 현장에도 유리막이 하나 존재하는 느낌을 받았다.
방청석을 비춘다면 그것도 세그먼트의 일부이거나 카메라가 지나가는 방향에 있었기 때문이다ㅋㅋㅋ
심지어 인터뷰하러 자리 옮길 때도 스티븐이 자리를 옮기는 걸 네 각도에서 4분할로 보여줄지언정 관객은 뭐...
게스트 인터뷰이도 안 비춰준다.
스티븐 콜베어 다음으로 유명한 건 맨날 스티븐이 찾는 지미 아닐까ㅋㅋㅋ

레이트 쇼에선 인터랙션이 많이 늘었는데 이건 포맷의 변화에도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당장 인트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에드 설리번 극장에서 이 쇼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듯이 방청객석을 비춰준다.
방청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도 자주 보이고, 방청객들이 능동적으로 포함된 세그먼트도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밴드 리더의 등장이다.
사실 사이드킥과는 좀 다르지만 대충 그런 포지션의 사람이 있다.
코난 오브라이언은 앤디 릭터가 있고, 지미 키멜은 길예르모가 있고, 그런 진행을 돕는 사람 말이다.
아주 능동적으로 함께 세그먼트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북꾼이 추임새를 넣는 마냥 거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기존 레이트 쇼에서는 내가 이름을 기억 못해드려 죄송한 밴드 리더분이 그런 역할을 했다.

비슷하게 스티븐 콜베어의 레이트 쇼에도 밴드 리더가 있다.
처음에는 별 역할이 없었고 연주하는 외에는 직접 말을 걸어야 반응이 나왔다.
심지어 사이드킥의 가장 주요한 역할인 인트로도 스티븐 콜베어가 직접 했다.
좀 삐끗하는 걸 보기도 했고 좀 아니었는지 결국 그 역할은 밴드 리더한테 이관되었다.
처음에는 정말 어색했는데, 요새는 좀 더 자연스레 깨알같이 놀고 그런다.



지미 팰런하고 경쟁구도로 들어가나 했고 방영 첫 날에는 실제로도 투나잇 쇼보다 시청률이 더 나왔다가, 다시 쑥 내려가서 스티븐 콜베어가 맥을 못 춘다는 이야기도 있다.
다만 그런 얘기는 아직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내가 팬심으로 봐도 이건 참 어색하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지만, 스티븐 콜베어의 레이트 쇼는 시작한지 이제 한 달 간신히 넘겼는데 좀 더 지켜보아도 좋지 않을까.
지미 팰런 쇼가 나랑은 좀 안 맞긴 해도 시작한지 1년은 넘었는데 훨씬 안정적이겠짘ㅋㅋㅋㅋㅋㅋ
잘 돼서 이것도 한 10년쯤 해주셨으면...
드라마는 맨날 종영해서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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