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들었을 때는 노래 가락이 좋아서 들었는데 이제 정말 인생의 주요 전환점이 임박한 즈음에 다시 들으니까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노래들이다.
이 두 노래의 메시지도 어찌 보면 속편한 소리 같겠지만 사실 너무 맞는 말이라서 할 말을 잃게 만든다.
1. Counting Stars, OneRepublic
이 노래는 정말 20대 중반이 들으면 와닿을 노래라고 생각한다.
특이하게 후렴구가 제일 먼저 시작하는데, 거기서부터 정말 취준생의 상황이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해서 꿈꾸면서 잠을 못 이루고 있는데, 돈에 쫓기기 보다는 별을 헤고 싶단다.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어리다고는 하는데 그렇게 용감하지도 못해서 지금 사회가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남들이 말하는 대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와.
세상이 옳다, 편한 길이다, 하는 일보다는 안 좋다, 고생스럽다 하는 길이 어쩌면 더 옳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사실 요즘 내가 당장 마음이 불안하고 해서 특강이고 세미나고 취업 관련이라고 하면 가보는데, 딱 이렇다.
어른들이 직장을 정함에 있어서 조언해주는 말들이 있지만, 내가 과연 그걸 따라가면 평생을 질 높게 살수 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그게 안정적이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따라가려는 걸까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갈당하는 화자의 이야기가 그렇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또 주목할 부분은, 영상의 주된 소재가 신앙이라는 점이다.
이런 말 잘 못하면 개같이 까일지도 모르니 조심해야지만 무신론적인 입장에서 종교의 근거는 개인의 강렬한 감정적 경험과 없음을 증명할 수 없다는 여지 때문이라고 한다.
종교만은 그것이 없음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존재한다.
종교를 믿는다는 행위를 까려는 게 아니고 그만큼 신앙이라는 개념에서 인간이 믿고자 해서 나오는 의지의 강렬함을 얘기하고 싶어서 얘기했다.
눈앞에 존재하기 때문에 나오는 믿음은 약한 거다.
성경에서 예수님이 살아돌아오시고 나서 제자 중 하나가 그랬다고 기억한다.
안 믿는 것보다야 낫지만 그래도 약한 건 약한 거다.
신앙은 보지 않고도 그 자체에 오롯한 열망으로 믿는다는 행위다.
인간의 믿음은 참으로 강렬해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현실을 바꾸고는 한다.
이 노래는 가사에 나오는 사람의 미래와 영상에서 나오는 종교의 강렬한 믿음을 연결하면서 용기가 나지 않는 그 망설임의 순간에 전혀 기대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믿음으로 한번 달려가보라고 해주는 듯하다.
다만 악어는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Rolling in the deep은 애초에 아무 연관이 없기라도 했지...
2. Follow Your Arrow, Kacey Murgraves
이 노래의 주 소재는 타인의 잣대다.
혼전순결을 지키면 쑥맥이고 그렇다고 안 지키면 가벼운 취급을 받는다, 통통하면 자기 관리가 부족한 거고 그래서 살을 빼면 약이라도 하는가 의심받는다 등 이래도 저래도 저울질 당하는 상황에 대해서 얘기한다.
노래하고 목소리는 가볍게 통통 튀는데 가사가 듣다 보면 억울해지는 이야기뿐이다.
그래서 이 노래에서 제시하는 해결책은 "Follow your arrow," 마음이 가는대로 따라가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한 소리 듣던, 저렇게 해서 한 소리 듣던, 결국 손가락질 당하는 건 똑같으니 말이다.
취업준비를 하다 보면 이러면 어떨까, 저러면 어떨까 하고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아득해져서 남들이 가는 대로 따라가게 된다.
그래도 이렇게 멀리에서 원하는 꿈을 꾸라고 해주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면 좀 희망이 되지 않을까.
그냥 내가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니 답답해서 이 두 노래가 확 와닿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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