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차피 상영 끝난 영화 이 아래로는 스포일러를 마구 쓸 예정입니다.]
상영 막차를 타고 주토피아를 보았다.
이 영화는 스포일러 같이 클립 영상을 미리 보고 나서 보아도 정말 재미있었다.
겨울왕국 같은 경우에는 워낙 홍보를 많이 해서 거기에 노출됐더니 실제로 봤을 때 재미가 덜했다.
들어가기 전에도 애니메이션 절반은 미리 본 느낌이었고 실제로도 거진 내용 절반쯤은 짐작한 게 맞았다.
그런데 주토피아는 이상하게 다 보고 가도 재미있더라.
주토피아가 인기도 좋고 내가 늦게 보러 가서 그런지, 트위터 등을 보면 라이언하트 시장 아니면 가젤의 백댄서인 호랑이들에 많은 사람이 치여서 허덕이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긴장을 하고 갔는데 엉뚱한 물소에 치였다.
이드리스 엘바가 토르에서 수문장 헤임달 역으로 나왔을 때는 캐릭터가 워낙 과묵하다 보니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아무 생각도 없다가 이드리스 엘바에 치여서 그 배우가 나오는 건 챙겨보려고 하고 있다.
이번에 개봉한 〈정글북〉에서도 시어 칸 역을 맡았는데 호랑이는 무서워도 목소리는 고막이 녹아내리더라.
라이언하트 시장은 유들유들하고 유능하게 생겨서는 실제로 보니까 은근히 부패하고 꽤나 무능한 공무원이었다.
그래도 J.K. 시몬스의 능청스러운 목소리랑 같이 들으니까 참 괜찮은 캐릭터였다.
보통 애니메이션에 유명인 캐스팅 폭발하면 캐릭터 목소리를 듣고 배우를 찾고는 하는데, 주토피아는 내 수행이 부족한지 샤키라, 벨웨더 부시장 역의 제니 슬레이트, 그리고 위즐턴 역의 앨런 투딕 말고는 못 맞춰서 슬펐다.
그래서 사실 이드리스 엘바하고 J.K. 시몬스도 목소리 듣고 못 맞췄다.
심지어 주인공인 지니퍼 굿윈은 원스 어폰 어 타임에서 봤는데도 그 목소리가 백설공주인지 몰랐다.
반성합니다…
일단 주토피아를 보면서 동물에 대한 선입관이나 표현 등을 멋지게 활용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 기억은 안 나지만 주디가 처음 발령 받아서 브리핑하던 장면은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다.
영어 표현에 ‘elephant in the room’이라는 표현이 있다.
모두가 인지하고 있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 분위기를 짓누르는 화제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거다.
원래는 비유적 표현인데, 주토피아는 동물 세계니까 저게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의 묘사로 바꾸어버렸다.
그래서 관객이 저 표현을 듣고 최초의 초식동물 경찰인 주디에 대해서 언급을 하려는 건가 짐작하는 순간 실제로 방에 코끼리가 있고 그 코끼리 경관에게 생일 축하를 하면서 반전을 준다.
전반적으로도 동물들의 일상적인 움직임이나 태도 등에서 동물 애니메이션의 명가 디즈니답게 각 동물의 특징이 멋지게 살아있었다.
이건 디즈니 동물 애니메이션 본 사람들은 알지 싶다.
그런 동물 각각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인간적인 요소를 훌륭히 녹여낸 문명 사회가 멋졌다.
당연하지만 정말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 중요한 특징은 동물들의 구역 분리였다.
그렇지, 크기 다르고 체질 다른 동물들은 자기에 맞는 크기와 기후의 환경에 살아야 한다.
그 점에 포커스를 맞춰서 구역을 분리하고, 도시 계획 상에서 그런 부분을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한 듯한 디테일도 눈에 보였다.
사막 기후와 한대 사이에 있는 팬이 그것인데, 한 쪽은 열이 엄청나게 필요하게 한쪽은 열을 모조리 제거해야 하니까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열을 발산하는 방법은 센스가 넘치는 해결책이었다.
그러면서도 주토피아의 사회를 보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사람이니까 우리 일상 속의 요소를 재해석해서 배치한 것도 귀여웠다.
소소하게는 동물들의 귀가 헤드셋을 쓸 수 없는 구조니까 버드형을 쓰는 것이 있었다.
그렇지. 귀가 위로 달린 짐승들에게 어떻게 헤드셋을 씌워.
정말 웃겼던 건 프로모션에서도 많이 쓰였던 교통공단 장면이었다.
교통공단은 그 담당 인원에 비해서 이용자가 너무 많아서 처리 속도가 느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주토피아는 그 이유를 교통공단 직원들이 진짜 나무늘보라 그렇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나무늘보라는 동물 자체가 느릿한 힐링생물로 유명하니 공무원을 비꼬는 거 같기는 한데, 마냥 기분 나쁘기에는 장면 자체가 너무 평화롭고 유머가 넘쳤다.
이 장면은 프로모션에서 주구장창 봤는데도 막상 영화관에서 보니까 더 웃기더라.
주토피아는 이렇게 귀여우면서도 주제도 명확하고 진지한 멋진 애니메이션이다.
토끼인 주디와 여우인 닉 사이에서, 타자 간의 이해와 공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닉과 주디의 우정이 주된 이야기지만 기디언 그레이가 어릴 때는 주디를 괴롭히다가 나중에는 철이 들어서 주디네 부모님과 함께 일하면서 주디에게 사과하는 부분이 더 의미있게 와닿았다.
주토피아를 처음 보았을 때는 저렇게 이해와 공감이라는 주제가 확 생각났다.
하지만 주요 사건에 대해서 생각했을 때, 정말 묵직하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었다.
당연하지만 정말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 중요한 특징은 동물들의 구역 분리였다.
그렇지, 크기 다르고 체질 다른 동물들은 자기에 맞는 크기와 기후의 환경에 살아야 한다.
그 점에 포커스를 맞춰서 구역을 분리하고, 도시 계획 상에서 그런 부분을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한 듯한 디테일도 눈에 보였다.
사막 기후와 한대 사이에 있는 팬이 그것인데, 한 쪽은 열이 엄청나게 필요하게 한쪽은 열을 모조리 제거해야 하니까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열을 발산하는 방법은 센스가 넘치는 해결책이었다.
그러면서도 주토피아의 사회를 보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사람이니까 우리 일상 속의 요소를 재해석해서 배치한 것도 귀여웠다.
소소하게는 동물들의 귀가 헤드셋을 쓸 수 없는 구조니까 버드형을 쓰는 것이 있었다.
그렇지. 귀가 위로 달린 짐승들에게 어떻게 헤드셋을 씌워.
정말 웃겼던 건 프로모션에서도 많이 쓰였던 교통공단 장면이었다.
교통공단은 그 담당 인원에 비해서 이용자가 너무 많아서 처리 속도가 느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주토피아는 그 이유를 교통공단 직원들이 진짜 나무늘보라 그렇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나무늘보라는 동물 자체가 느릿한 힐링생물로 유명하니 공무원을 비꼬는 거 같기는 한데, 마냥 기분 나쁘기에는 장면 자체가 너무 평화롭고 유머가 넘쳤다.
이 장면은 프로모션에서 주구장창 봤는데도 막상 영화관에서 보니까 더 웃기더라.
주토피아는 이렇게 귀여우면서도 주제도 명확하고 진지한 멋진 애니메이션이다.
토끼인 주디와 여우인 닉 사이에서, 타자 간의 이해와 공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닉과 주디의 우정이 주된 이야기지만 기디언 그레이가 어릴 때는 주디를 괴롭히다가 나중에는 철이 들어서 주디네 부모님과 함께 일하면서 주디에게 사과하는 부분이 더 의미있게 와닿았다.
우리네 세상에서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관계는 그저 선입관이나 편견이라고 할 것이 아니다.
한 쪽이 다른 쪽에게 먹혀야 살아남을 수 있고 생태계의 균형도 맞는다.
그런데 문명화라는 실험 환경을 구축해놓고 먹이사슬이라는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자연 법칙을 편견의 대열에 포함시켰다.
인간들의 사회에서 집단 간의 선입관과 편견은 저런 생물학적 영향이 아니라 추상적인 것이다.
하지만 그 추상적 개념이 그만큼이나 공고하고 명확하게 쌓여있다고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닉과 주디는 그런 난관을 이해와 믿음이라는 노력을 통해서 극복해낸다.
아동 영화에서 제공해줘야 하는 중요한 교훈이다.
물론 어른한테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점점 다문화로 나아가는 사회에서,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필수불가결이다.
그저 내게 낯설다는 이유로 밀어내기보다는 상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외치는 것 같았다.
진짜 도시 구성 상에서도 모든 구성원들을 최대한 배려하기 위해 장치를 해놓은 것도 멋있었다.
그리고 닉과 주디의 우정이 주된 이야기지만 기디언 그레이가 어릴 때는 주디를 괴롭히다가 나중에는 철이 들어서 주디네 부모님과 함께 일하면서 주디에게 사과하는 부분이 정말 주디의 어릴 적 이상이 조금씩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고 보여주는 거 같아서 정말 좋았다.
한 쪽이 다른 쪽에게 먹혀야 살아남을 수 있고 생태계의 균형도 맞는다.
그런데 문명화라는 실험 환경을 구축해놓고 먹이사슬이라는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자연 법칙을 편견의 대열에 포함시켰다.
인간들의 사회에서 집단 간의 선입관과 편견은 저런 생물학적 영향이 아니라 추상적인 것이다.
하지만 그 추상적 개념이 그만큼이나 공고하고 명확하게 쌓여있다고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닉과 주디는 그런 난관을 이해와 믿음이라는 노력을 통해서 극복해낸다.
아동 영화에서 제공해줘야 하는 중요한 교훈이다.
물론 어른한테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점점 다문화로 나아가는 사회에서,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필수불가결이다.
그저 내게 낯설다는 이유로 밀어내기보다는 상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외치는 것 같았다.
진짜 도시 구성 상에서도 모든 구성원들을 최대한 배려하기 위해 장치를 해놓은 것도 멋있었다.
그리고 닉과 주디의 우정이 주된 이야기지만 기디언 그레이가 어릴 때는 주디를 괴롭히다가 나중에는 철이 들어서 주디네 부모님과 함께 일하면서 주디에게 사과하는 부분이 정말 주디의 어릴 적 이상이 조금씩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고 보여주는 거 같아서 정말 좋았다.
주토피아를 처음 보았을 때는 저렇게 이해와 공감이라는 주제가 확 생각났다.
하지만 주요 사건에 대해서 생각했을 때, 정말 묵직하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었다.
거의 윤리 수업시간에 애니메이션을 다함께 감상하고 한 학기동안 열띤 토론을 진행해도 좋을 거 같은 수준?
그 주제는 권력의 실제 기반이다.
주토피아의 동물 사회 전체의 구조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주디가 자아 성취를 위해 일하길 원하는 곳은 육식 동물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건 정말 육체적 한계에 영향이 있는데, 제압에 상당한 물리력이 필요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동등한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후보들을 채용한 거니까 자연스러운 선택 같다.
그래도 차별은 차별이다.
이런 식으로 초식 동물에게는 알게 모르게 유리 천장이 있는 듯하다.
정계에서도 사자인 라이온하트가 시장을 맡고 양인 벨웨더는 부시장/정책관/시장수행을 맡고 있다.
직책명은 'Assistant mayor'라고 해서 근사한데, 사실 상으로는 육식동물의 온갖 뒤치다꺼리를 하는 작은 초식동물 정도로 보인다.
내가 본 단편에 근거해서 이 사회를 판단해보면, 법제적이나 물리적으로 타자에게 합법적으로 제제를 존재할 수 있는 기관에서의 초식동물의 입지가 상당히 제한되어 보였다.
그러면 초식동물은 같은 사회에서 살면서도 육식동물보다 가능성이 작은 사회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다.
주디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꿈은 경찰관이라고 했고 그 뒤로 꿋꿋히 노력했을 테지만 이 애니메이션의 후반부에서 어엿한 경찰로 인정받기 느꼈을 모든 좌절감은 이런 제한의 연장이다.
벨웨더는 이런 분위기에서 시장 권력의 바로 옆에서 불합리 속에 살았던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라이언하트 시장이 장부 다 떠넘기는 걸 보여주는데 주디네 고향 같은 곳에서는 세련되고 이상적인 도시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벨웨더의 실무 능력도 주요 요인이지 않을까 싶다.
그 능력으로 벨웨더는 나이트크롤러의 성분 연구를 진행해서 동물의 공격적 본능을 깨우는 약을 만들었다.
다음에는 그 약으로 육식동물들을 중독시켜서 그 주변인을 무작위로 공격하게 만들었다.
벨웨더는 그 일련의 사건 과정에서 라이언하트를 실각시키고 시민들의 불안감을 조장해서 자신과 양들을 기반으로 권력을 잡았다.
나는 이러한 이야기의 흐름을 보면서 시스템의 힘은 그 구성원들의 믿음에서 나온다는 점이 정말 와닿았다.
시스템 내에서 권력층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 속에 다수가 시스템을 따라야 힘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수가 시스템을 거부하면 시스템은 다수를 통제할 수 없다.
소수가 시스템을 움직이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다수에게서 권력이 기반하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그 다수를 움직일 수 있다면 권력 구조를 뒤집는 것이 가능하다.
나는 일시적이나마 그런 시스템의 기능을 주토피아에서 보았다.
독재자가 학살을 자행을 하려 한다 가정했을 때, 그것은 옳지 않은 일이고 절대 다수가 거기에 반발하면 그러한 행위는 저지될 수 있다.
물론 이 이야기 내에서는 그러한 불신이 정당한 과정이 아니라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 정당성이 전혀 없지만 가능은 하잖아?
문제는 의견을 합치시켜 시스템을 전복할 수 있는 절대 다수를 만들어내는 것이 매우 힘들다.
개개인의 이해 관계와 사상이 다른데 그게 쉬우면 이상한 거지.
그런 인간적 변수 외에 생각나는 건 기술적 변수.
지금이야 인간이 조종하는 게 더 많아서 다수의 인간이 거부하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지만, 신나서 머신 러닝이고 인공지능이고 자동화다 해서 다 만들어놓는다면 전혀 다를 거라 생각한다.
옛날에는 수십 부대가 움직여야 가능했던 파괴 행위가 버튼 하나면 가능할 텐데.
기술비관주의는 아름다운 애니 이야기에서는 일단 여기까지만 해야지.
어쨌든 전체 연령가로 개봉했어도 주토피아는 어린이들의 우정어린 공감부터 복잡한 사회 시스템도 고려할 수 있는 심도있고 다층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였다.
왜 이게 전체연령가인지 모르겠다.
대놓고 튀기는 피도 없고 토끼랑 여우가 뛰어다니는 애니라서 그런가.
등급이 조금은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어쨌든 너무 재미있게 잘 봤다.
영상도 아기자기하게 엄청 귀여웠던 거 같은데 플롯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화면이 별로 기억이 안 난다.
전체적으로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가 깔려있어서 좋았고, 누구든 아직 안 봤다고 하면 한 번 쯤은 보러 가라고 하고 싶은 영화였다.
내가 본 단편에 근거해서 이 사회를 판단해보면, 법제적이나 물리적으로 타자에게 합법적으로 제제를 존재할 수 있는 기관에서의 초식동물의 입지가 상당히 제한되어 보였다.
그러면 초식동물은 같은 사회에서 살면서도 육식동물보다 가능성이 작은 사회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다.
주디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꿈은 경찰관이라고 했고 그 뒤로 꿋꿋히 노력했을 테지만 이 애니메이션의 후반부에서 어엿한 경찰로 인정받기 느꼈을 모든 좌절감은 이런 제한의 연장이다.
벨웨더는 이런 분위기에서 시장 권력의 바로 옆에서 불합리 속에 살았던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라이언하트 시장이 장부 다 떠넘기는 걸 보여주는데 주디네 고향 같은 곳에서는 세련되고 이상적인 도시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벨웨더의 실무 능력도 주요 요인이지 않을까 싶다.
그 능력으로 벨웨더는 나이트크롤러의 성분 연구를 진행해서 동물의 공격적 본능을 깨우는 약을 만들었다.
다음에는 그 약으로 육식동물들을 중독시켜서 그 주변인을 무작위로 공격하게 만들었다.
벨웨더는 그 일련의 사건 과정에서 라이언하트를 실각시키고 시민들의 불안감을 조장해서 자신과 양들을 기반으로 권력을 잡았다.
나는 이러한 이야기의 흐름을 보면서 시스템의 힘은 그 구성원들의 믿음에서 나온다는 점이 정말 와닿았다.
시스템 내에서 권력층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 속에 다수가 시스템을 따라야 힘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수가 시스템을 거부하면 시스템은 다수를 통제할 수 없다.
소수가 시스템을 움직이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다수에게서 권력이 기반하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그 다수를 움직일 수 있다면 권력 구조를 뒤집는 것이 가능하다.
나는 일시적이나마 그런 시스템의 기능을 주토피아에서 보았다.
독재자가 학살을 자행을 하려 한다 가정했을 때, 그것은 옳지 않은 일이고 절대 다수가 거기에 반발하면 그러한 행위는 저지될 수 있다.
물론 이 이야기 내에서는 그러한 불신이 정당한 과정이 아니라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 정당성이 전혀 없지만 가능은 하잖아?
문제는 의견을 합치시켜 시스템을 전복할 수 있는 절대 다수를 만들어내는 것이 매우 힘들다.
개개인의 이해 관계와 사상이 다른데 그게 쉬우면 이상한 거지.
그런 인간적 변수 외에 생각나는 건 기술적 변수.
지금이야 인간이 조종하는 게 더 많아서 다수의 인간이 거부하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지만, 신나서 머신 러닝이고 인공지능이고 자동화다 해서 다 만들어놓는다면 전혀 다를 거라 생각한다.
옛날에는 수십 부대가 움직여야 가능했던 파괴 행위가 버튼 하나면 가능할 텐데.
기술비관주의는 아름다운 애니 이야기에서는 일단 여기까지만 해야지.
어쨌든 전체 연령가로 개봉했어도 주토피아는 어린이들의 우정어린 공감부터 복잡한 사회 시스템도 고려할 수 있는 심도있고 다층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였다.
왜 이게 전체연령가인지 모르겠다.
대놓고 튀기는 피도 없고 토끼랑 여우가 뛰어다니는 애니라서 그런가.
등급이 조금은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어쨌든 너무 재미있게 잘 봤다.
영상도 아기자기하게 엄청 귀여웠던 거 같은데 플롯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화면이 별로 기억이 안 난다.
전체적으로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가 깔려있어서 좋았고, 누구든 아직 안 봤다고 하면 한 번 쯤은 보러 가라고 하고 싶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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