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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03 새삼스러운 신체의 위대함

아무 생각 없이 할 일을 하다 문득 따끔거려서 하던 일을 놓고 손을 들어보면, 언제 난 지도 모르게 상채기가 여기저기 나 있다.
그래서 사람이 참 약하구나, 싶다.

그러다가도, 순간순간 신체란 정말 강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생각이 처음 들었을 때는 식초와 베이킹 소다로 무언가를 씻어낸다는 생활지식 조각글을 보면서였다.
밥 먹을 때 새콤한 맛을 내는 식초나 그리고 빵 반죽을 할 때 같이 넣는 베이킹 소다의 1회 섭취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겠지.
그래도 세제를 털어넣고 락스를 때려부어도 안 지던 묵은때까지 벗겨낸다는데, 우리 위장에 예사롭게 붓는 재료들이 생각보다 많이 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대한 내 생각을 확고하게 해준 건 네일 리무버였다.
내가 사는 집은 전 주인이 도대체 집에서 뭘 해먹은 건지, 조리대 환풍기 구멍 주변에 기름때가 까맣게 보일 정도로 찌들어 있었다.
처음에는 그게 보기 싫어서 지우려고 해봤다.
뜨거운 물, 식초, 퐁퐁에 나중에는 알콜, 락스도 발라봤는데 지워질 기미가 없었다.

그러다가 예전에 사놓고 버리려던 네일 리무버가 생각났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뿌려봤는데 와우.
진짜 홈쇼핑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전과 후가 명확하게 보이더라.
오히려 너무 세서, 어스토니시처럼 거의 코팅을 벗기는 수준이었다.
전 세계 여성들이 그런 걸 써서 일상적으로 손톱을 닦아낸다고 생각하면 도대체 우리의 손톱은 얼마나 강한 건가.

거기다가 소소하게는 철제 포크로 내려찍어도 잘 안 깨지던 타르트가 턱으로는 슬쩍 깨물기만 하면 그야말로 과자 부스러기처럼 부스러지는데 힘의 활용 구조가 참 신비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정말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강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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