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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e tales of Clash achievery, Clash of Clans

(출처: Supercell 사이트)

내가 게임을 하는데 재능이 없어서 못해서 그렇지, 요즘은 게임도 재미있고 산업 자체가 커지는만큼 광고가 정말 재미진 게 많이 나온다.
특히나 클래시 오브 클랜은 딱 봐도 예산과 정성이 많이 들어갔겠다 싶은데다 재미도 함께 갖춘 광고들이 많다.
광고 중에 덜 재미있는 것도 최소 피식이나 풉 소리는 나올 정도?


나는 2015년 수퍼 보울 광고 러시 때 'Revenge' 광고로 제일 처음 클래시 오브 클랜 광고를 접했다.
리암 니슨이 커피 받는다고 줄서서 기다리면서 그에게 모욕감을 준 용맹한 유저에게 테이큰의 모놀로그처럼 위협과 함께 보복 버튼을 눌러서 게임을 시작한다.
그 와중에 아무 죄 없이 일하던 초식동물 같은 알바가 웃기다.
화면 색온도도 파르스름하니 차가운 분위기에 얼굴 조명도 극적인 조명인데 해맑은 핑크에 이름도 잘못 부르고, 그 표정이 침착하고 싶어도 내적인 파란이 극심하여 그러기 힘들다는 듯한 동공지진이 느껴진다.




이 광고는 나중에 네이버 패러디 광고 공모전에서 패러디도 된다.
분노의 리완이가 어찌나 깜찍한지.
그 와중에 액자 속 액자 속 액자처럼 애기들이 촬영하는 장면을 아가들한테 달리까지 쥐여가며 찍어 넣은 것도 귀엽다.




이런 높은 질의 광고를 생산해내는 클래시 오브 클랜은 올해 수퍼 보울에도 광고를 냈다.
이번에는 배우를 기용한 광고를 시리즈로 여러 편 냈는데, 이번 주인공으로는 크리스토프 발츠를 캐스팅했다.











이 시리즈는 게임 내에서 사람들이 플레이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만들어낸 광고들이다.
창의력 터지는 방식의 능욕 전개, 자기 전에 들려주는 모험담, 그리고 훈훈한 선행이라는 세 종류의 이야기가 뽑혔는데, 그 이야기들을 딱히 게임이라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
그저 "This is a true story of~"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This has been a true tale of Clash achievery."라는 문장과 함께 실제 영상을 보여주면서 마무리한다.
크리스토프 발츠가 얘기해주니 거의 300 영화 시작할 때 데이비드 웬햄이 장대한 서사를 들려주는 것마냥 진지하게 들린다.


하지만 그 내용은 재미 가득한 게임에서의 성과이다.
세 번째 50만 병력을 기부했다는 Koopa라는 유저의 이야기 외 나머지 두 영상은 이야기를 전개할 때 짧은 영상이면서 아주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한다.
50만 병력을 만들어다 기부했다는 이야기가 절대로 사소한 이야기가 아니지만, 나머지에 비해서는 좀 밍밍하다.

첫 영상은 Your mama이다.
영상을 보니 클래스 오브 클랜에서 누군가한테 약탈당하면 누구누구에게 털렸다고 뜨면서 빈 칸에 약탈해간 유저의 닉이 뜨는 거 같다.
크리스토프 발츠가 로빈 후드의 얘기를 하는 마냥 어떤 사람이 닉을 '느이 엄마'로 설정해서 그 사람이 이기기만 하면 상대방의 디바이스에 '느이 엄마께서 털고 가셨습니다!' 하고 뜬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딱 웃음 포인트에서 본인도 '느이 엄마'에게 털리면서 웃지도 욕하지도 못할 상황에 처하면서 어색한 실소만 흘린다.
그러다가 파르스름하니 블루라이트 터지는 화면 조명에 그림자가 진 크리스토프 발츠의 얼굴이 정색을 하는데 리암 니슨처럼 테이큰무쌍이라도 찍을 거 같다.

다음 영상은 The legend of the last lava pup인데, 제임스 코덴도 나온다.
이 영상은 아빠가 자기 전 아들한테 이야기를 들려주는 설정인데, 강하고 용맹한 아빠와 통통한 똥강아지 아들내미 이야기라고 하면서 시작을 한다.
보통 귀찮아서 본인들을 대충 주인공으로 우겨넣어서 얼토당토않은 얘기를 지어낼 때 저렇게 잘 시작한다.
거기에 크리스토프 발츠와 제임스 코덴의 외양이 딱 저러니 대충 지어낼 거 같은 분위기를 다 마련해놓는다.
'와, 정말 성의없다'를 제임스 코덴이 온 표정으로 보여주려는데 크리스토프 발츠의 표정이 완전 진지해지면서 알고 보니 진짜 이야기다.
그 뒤로도 뭔가 뻔하게 이야기가 전개될 타이밍에 꿈과 희망이 없다.
라바 하운드가 마지막 희망이라고 해놓고 죽고, 후손들이 당당히 일어나나 했는데 죽고, 지원군이 오냐 하면 애초에 전군이 전멸이었으니 답이 없다.
제임스 코덴이 그냥 현시창 같은 이야기인가보다, 하고 "다 포기하죠?" 이런 식으로 물으니까 결국에는 역전극이 맞다.
듣는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놀라운 썰풀이다.



더 나아가서, 이 영상들의 더 큰 의의는 이러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세 영상에서 상정하고 있는 상황은 각각 친목 및 엔터테인먼트 현장, 애기들 잠자리, 그리고 미담의 구전 사례이다.
저 세 가지는 옛날부터 가장 핫하게 스토리텔링이 일어나는 상황들이 아닐까 한다.

첫번째 영상을 들여다보면 친목을 위해 모여있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절대 낮지 않다.
그걸 보면 게임 내 무용담 등이 절대로 어린 아이들의 일탈에 국한되지 않을 거라고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제임스 코덴이 누워있어서 보고 있으면 자꾸 피식피식 웃기는데, 세대 간에 이루어지는 이야기의 구전은 인간사에서 가장 중요한 형태의 스토리텔링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또한 미담 등은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전달하는 중요한 규범적 역할을 수행한다.
국사 공부하면서 교과서에서 나랏님이 바뀔 때마다 삼강행실도나 오륜행실도에 소학 같은 걸 계속 퍼뜨리는 이유가 있다.
저런 상황을 게임 내 무용담을 얘기하는 틀로 쓰는 것이 인상깊었다.



사회의 기술과 규범이 발달하면서, 우리 세대에서는 기록이 발달해 모든 이야기가 그 모습 그대로 박제되고, 사람들은 직접 나서서 칼을 휘두르며 전투를 해서 무용담을 쌓지 않게 되는 시대가 되었다.
부통령과 재무장관이 현실에서 캐삭빵을 하는 그런 일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는 시대다.
(항상 일어날 가능성은 존재한다. 물론 그것이 현실로 일어난다면 희대의 이야기로 남겠지만.)
이제는 레오니다스나 쿠훌린 같은 전사는 나타나지 않고 스티브 잡스와 엘론 머스크가 시대의 영웅으로 자리잡는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의 생산이 사라진 건 절대 아니다.
전쟁에서 스포츠로, 그리고 스포츠에서 게임으로 넘어오는 거다.
우리나라는 게임은 애들 머릿속을 썩히고 성적을 망가뜨려 놓는 마약과 같은 죄악으로 취급했지만, 사실은 그 반대이고 가상 세계가 현실의 일부에 확고하게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다 생각한다.

특히나 우리 민족은 이상하게 게임 쪽으로는 세계 최강급 전투민족이다.
몇 년 전에 블리자드에서 디아블로 새로 내놨을 때 최종보스 클리어 예상 기간을 몇 개월 잡고 자신만만해 했는데 몇 시간 만에 클리어했다는 이야기 듣고 정말 황망했다.
그와 비슷하게 영화도 지금 세계 7위 수준에 3위까지 올라갈 거라고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 위에 있는 6개 시장 중에 미국, 인도, 중국이 있으면 솔직히 면적 대비로 너무 사기급 아닌가.
이 조그만한 땅덩어리가 무슨 전세계 베타테스팅의 각축장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어쨌든 이번에 나온 클래시 오브 클랜 광고는 그런 식으로 서사의 소재가 가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영상이라 생각했다.
0과 1로 이루어진 가상의 공간 속에서, 먼 옛날 피를 튀기면서 만들었던 전설을 우리 세대의 사람들은 모험을 위해 마련된 던전을 돌면서 만들고, 나이 들어서도 치열한 전쟁 속 무용담처럼 사람들과 추억으로 나누게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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