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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cuit] 귀여웠던 사전 앱


(출처: Hyungtak Jun, Behance)

한창 에버노트에 관심가질 무렵, 데브컵 파이널리스트 소개글에서 읽고 쓰던 앱이다.
웃기게도 지운 기념으로 리뷰해 본다.









요즘은 많은 리더들이 사전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사용 빈도가 줄었지만, 처음 쓸 때만 해도 상당히 획기적이었다.
영상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일일이 사전을 찾으러 안 들어가도 된다는 것이 컸다.

이 기능의 이름은 Bake It!으로, 단어를 과자처럼 취급해서 과자 굽자! 하는 의도가 아닐까 한다.
모르는 단어에 블록을 잡아서 복사를 하면 그 뜻을 버블로 띄워주고 자동으로 단어목록에 추가되었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영문 텍스트를 상당히 소비하기 때문에 모르는 단어를 찾기가 너무 귀찮았다.
그런데 이런 앱이 생겼으니 좋았다.
물론 들어가서 찾을 수도 있다.
그것도 자동으로 단어목록으로 저장된다.


전체적인 생김새도 귀엽다.
이름이 비스킷이라 그런지 비스킷을 오도독오도독 먹는 그런 느낌을 꽤 살렸다.
효과음이 과자를 바삭 베어무는 소리나 똑 부러뜨리는 소리를 닮았다.
학습을 완료한 단어는 간단하게 쓱 스와이프하면 된다.
그러면 오도독 소리와 함께 사라진다.
외운 단어는 별도로 외운 단어 목록에 한 군데 모여 있다.
저장한 단어를 완전 삭제하기 위해서는 외웠다고 표시한 다음 완료 목록에서 지워야 한다.
이번 주에는 얼마나 단어를 외웠고 하는 식으로 간단한 통계도 뜬다.

다만 녹색은 잘 모르겠다.
녹색… 녹색은 다른 기계 사용하면서 색이 잘못 튈 때 좀 그랬다.


비스킷의 유료 옵션으로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 구매가 있다.
그러면 모바일에서처럼 크롬에서도 단어를 찾아보고 목록에 추가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목록은 한 군데에서 관리하면서 동기화가 된다.
알림을 설정해서 모른다고 저장해놓은 단어를 암기할 수도 있다.
그 목록을 에버노트에 익스포트해서 깔끔한 목록으로 만들어주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포맷 잘 맞춰서 단어 목록을 생성해주니 인쇄해도 된다.

지금은 없지만 이렇게 내보낸 에버노트의 목록을 바탕으로 단어장을 형성해주는 앱도 있었다.
스마트 커버를 활용해서 덮었다 열었다 하면서 종이 단어장에서 종이 접는 것처럼 쓸 수 있는 신기한 앱이었는데 지원이 종료되었다.





이렇게 좋은 앱이었는데 결국은 지우게 되었다.
그래도 아쉬움은 없다.

첫번째 이유는 어휘목록의 부족함이다.
나는 영어공부를 위해서 영영사전을 썼는데 영영사전은 뜻이 틀리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앱 자체가 캐주얼한 사전이라서 한 줄 이상을 보여주지 않으니까, 맥락상 정확하지 않아도 다른 뜻을 볼 수가 없었다.
한영은 원샷 원킬처럼 깔끔하게 단어 뜻이 뜬다.

그리고 유사어 검색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
영어에는 활용형이 상당히 많다.
그런데 그냥 단순히 과거형 동사일 뿐인데 그걸 인식하지 못하기도 하고, 진짜 사전처럼 가장 근접한 단어로 갈 수도 없었다.
영영사전 같은 경우에는 끝장이었던 게, 활용형 어근의 뜻을 알고 싶은데 그걸 분사나 동명사로 인식을 하면서 'the act of ⓥ+ing'의 형태로 뜻을 띄워주니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나는 ⓥ의 뜻이 알고 싶은데 말이다.

어느 순간 내가 학습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어휘 분량의 한계를 느꼈고, 그래서 지웠다.


두번째는 생각보다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내 폰은 연식이 있고 혹사를 심하게 당한 애라서 조금만 무리시키는 앱이 돌아가면 그 즉시 발열을 통해 온몸으로 소리를 지르는 녀석이다.
그래서 발열을 예사로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너무 심해져서 내부의 앱을 정리하는 김에 비스킷을 지웠다.
비스킷이 사라지자마자 손에 느껴질 정도로 발열이 잡혔다.

내가 폰을 잘못 사용했을 가능성은 언제나 염두에 두고 있다.
평소에도 막 다루는데.
하지만 내 폰에 국한해서는 정말 부담되는 앱이었다.

비스킷을 많이 사용할 때는 Bake It!을 써야 하니까 앱을 항상 실행되도록 설정해놓았다.
그러면 안드로이드의 태스크 킬링에 죽어서 몇 분 간격으로 계속해서 앱이 재실행되는 플로트 메뉴에 알림이 떴다.
것도 한두 번이지 계속 뜨면 짜증이다.
그렇다고 꺼놓으면 내가 단어를 못 찾는데 찾을 때마다 일일이 실행하면 귀찮잖아?
저렇게 백그라운드에서 계속해서 종료되었다 실행되었다 하는 악순환에 갇혀 있었던 거 같다.



비스킷의 개발진은 우리나라 사람이 있었나, 전부 우리나라 사람이었나 했다.
그래서인지 영어를 학습하는 한국어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괜찮은 앱이었다.
영한 사전은 단어를 잘 제공해주고 추후에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많았다.

다만 이걸 추천할 대상은 아무리 높게 잡아도 영영으로 학습하지 않는 초중급 학습자 정도이지 싶다.
어휘 범위가 학습사전 정도로 느껴지는 사전 앱이어서 고급 학습자는 좀 답답할 수도 있다.
만약에 어휘 목록이 구글 캘린더나 멤라이즈 단어목록처럼 여러 사람 사이에 공유할 수 있는 형태라면 공부하기 정말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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