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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asha, Pierre, and the Great Comet of 1812

(출처: Genius)

Deezer에서 정주행한 Natasha, Pierre, and the Great Comet of 1812.
옆집에 다 들린다면 환장할 정도로 무한재생 중이다.
재미있을 때는 재미가 넘치고, 진지할 때는 매우 무겁고, 꿀떨어지는 애정도 빼놓지 않은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이번 토니 시상식에서 12개 부문 노미네이트라고 들었다.
나는 이게 조쉬 그로반의 브로드웨이 데뷔작이라고 들어서 다 뒤져서 찾아들었다.
그리고 나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고 꿀성대들이 가득했다.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를 기반으로 했다.
그래서 이 앨범을 듣고 나서 그 명작 소설 읽고 싶다는 동기가 충만했다.
원작이 워낙 등장인물이 많은 장편소설이다 보니, 이 관련해서 엄청 메타적인 가사도 있다.
당장 프롤로그에서 여러분 러시아 소설도 잘 모르고, 걔들은 한 사람인데 막 이름을 아홉개씩 붙여주니 혼란스러운거 이해하고, 프로그램 북으로 알아서 예습하시라고 안내해준다.
이런 메타개그 완전 좋아하는데 센스…!


그 외에 독특한 점은, 가사가 인물별로 나눠서 부르는 판소리나 타령 같이 들렸다.
판소리 들으면, 소설 가사를 통째로 읽어주는 것 같이 대사뿐만 아니라 장면 묘사 등이 전부 들어가면서 상황을 몸짓으로 재현한다.
그거랑 똑같이, 각 캐릭터에 해당하는 부분을 해당 배우들이 나누어서 부르면서 해당 연기를 한다.
가사에 대사도 있지만 스스로를 3인칭 그대로 묘사하기도 하고, 내가 들어본 뮤지컬 가사 중에는 새로운 유형이었다.




그리고 Dust and ashes라는 곡은 이번 프로덕션에서 새로 들어온 곡인 거 같은데, 이 곡의 존재 유무로 뮤지컬 느낌이 상당히 달라졌다고 한다.
가사는 희망과 좌절 사이에서 미묘한 줄을 타고 있는데 조쉬 그로반이 불러주니 그저 좋다.
그냥 이미지 샷에서는 그냥 의상만 입고 있는데, 현장 장면은 해당 캐릭터 피예르가 덩치가 좋기에 안에 뭔가 덧대 입어서 몸집이 다르다.
그래서 유튜브 영상에서 사람 두께가 계속 바뀌니까 설정 클립이랑 뮤지컬 클립이랑 너무 티난다.




이건 내가 지금 제일 좋아하는 넘버.
중간에 러시아말이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처음에는 못 알아듣고 왜 영어 뮤지컬인데 저 부분만 영어의 흔적도 못 찾겠지 하고 살짝 당황했다.

Genius에 가면 창작자가 직접 OST 가사에 코멘터리를 달아두었다.
여기서 가사를 읽고 못 알아듣던 부분이 러시아말이라는 걸 알았다.
내가 인상깊게 들은 파트에 소소하게 얽힌 일화들이 있는데, 그런 것까지 같이 찾아 읽으면 깨알같이 재미있다.



이 뮤지컬을 들으면서 고전을 이렇게 재발견하는구나 또 감탄하고, 원전이 보고 싶더라.
이렇게 아예 다른 방향에서부터 접근하니 오히려 독서 동기를 일깨워주는 거 같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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