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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키멜, 맷 데이먼, 그리고 벤 에플렉



지미 키멜 쇼 자체는 잘 안 본다.
오랜만에 무슨 일 있었나 근황 조회 해보니까 크게 병크 하나 터졌더라.
이 아저씨 개그는 항상 급소 공격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게임문화 매도로 터진 건 놀랍지만 터졌다는 자체는 생각보다 놀랍지 않았다.

그래도 맷 데이먼 능욕기라고 해야하나, 그건 최대한 챙겨본다.
어릴 때 내공이 부족할 때는 Apologies to Matt Damon, we ran out of time하는 게 진짜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그냥 즐기고 있다.
그런데 맷 데이먼 바쁜 줄 알았더니 이런저런 클립에 너무 자주 나와서 생각보다 많이 보게 되더라.


이 장기전에 돌입하게 된 첫 계기는 지미 키멜이 그냥 아무 셀렙이나 부르면서 시간이 부족해서 못 불렀네 미안햐, 하고 드립을 칠 때 맷 데이먼을 부른 거라고 한다.
그러다가 진짜 쇼에 나오게 되었고 그 김에 시간이 진짜로 부족해서 맷 데이먼이 화가 나서 뛰쳐나가는 퍼포먼스를 짠 듯 하다.
맷 데이먼이 얼굴이 시뻘개져서는 공중파에서 검열삭제 소리 때문에 인칭대명사 밖에 안 들릴 정도로 욕을 하는데 급작스럽게 보면 진짜인줄 알고 놀라지…
그 와중에 연기는 또 좀 잘 해.

그 뒤로 맷 데이먼은 고도를 기다리는 마냥 쇼에 출연하기 위해서 기다리게 되었다는 설정이다.
그리고 쇼 상에서 지미 키멜과 맷 데이먼은 이혼했지만 서로 미련이 남은 부부마냥 서로 어그로를 끌면서 티격태격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단 유튜브 계정 상으로는 이게 먼저 있는데 이 무렵의 정확한 순서는 잘 모르겠다.
지미 키멜의 사이드킥인 기예르모가 본 얼티메이텀 세계에 난입해서 맷 데이먼에게 똥을 주는 내용이다.
맷 데이먼이 지미 키멜이 보냈냐고 물으면서 이제는 자기 쇼 말고 남이 찍는 영화에 와가지고 쫓아내려고 하냐고 막 갈군다.



그 다음으로 온 게 이거였다.
아마 이 영상이랑 이 다음 반격이 제일 유명하지 않을까 한다.
거기다가 사라 실버만이 지미 키멜의 전 여자친구였기 때문에 처음 봤을 때는 공중파에서 뭘 돌리는 건가 혼돈의 카오스였다.
역시 사라 실버만 정도는 돼야 이런 것도 같이 찍지, 수위가 진짜 장난 아니다.
맷 데이먼의 막춤도 어쩜 저렇게 작정하고 대충 추는지 대단할 정도다.
그 와중에 가락 자체는 쓸데없이 괜찮다.



맷 데이먼과 사라 실버만의 영상에 반격해서 제작한 지미 키멜의 영상.
맷 데이먼의 베프인 벤 에플렉을 데려다 똑같은 내용으로 찍었다.
여기서 베프인 맷 데이먼과 (브)로맨스 관계인 지미 키멜의 갈등에 고통받는 벤 에플렉이 등장했다.

이 영상은 전편(?)보다 한 술 더 떠서 지미 키멜과 벤 에플렉이 둘이서 염장 행각을 벌이는 장면도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그리고 그냥 한둘 정도가 아니고, 토크쇼 하면서 만들었던 모든 인맥을 총동원한 것마냥 화려하게 찍었다.
그냥 몇 초 지나가는 사람조차 대부분 할리우드 셀러브리티다.
뒤로 가면 아예 무슨 인류를 돕는 캠페인 마냥 합창단을 만들어서 아주 수위 높은 가사들을 부른다.
몇 년 지나고 아는 사람이 얼마나 늘었나 싶어서 다시 봐도 모르는 셀렙 투성이다.
부르는 사람들 표정이 웃겨죽겠어서 진심으로 열심히 부르는 것처럼 좋아서 그게 더 웃기다.

조쉬 그로반 가창력 터지는데 가사가 저래서 안타까울 뿐이고ㅋㅋㅋ
시네마 파라디조 OST 부르던 목소리가 저기서 저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머릿속에서 아노미도 일어나는 거 같다.



그 다음에 나온 게 Handsome Men's Club, 잘생긴 남정네 클럽이다.
개회하기 전에 "와, 잘생겼다. 완벽함. 놀라움. 너 참 끝내주게 생긴 종자야. 감사합니다 어머니, 끝내줘요. 대박."하고 다같이 거울 보면서 스스로의 미모를 핥는다.

그리고 처음 이 영상을 볼 때는 몰랐는데 존 크라신스키가 지미 키멜이랑 실제로 많이 친한 거 같더라.
한 골목에 사는데 서로 치열하게 장난질하느라 만우절이나 크리스마스 때 무슨 짓을 할 지 몰라서 긴장타는 관계인듯.
이 영상에서도 그래서인지 지미 키멜 오른팔 포지션에 있다.

그러다가 반역이 일어난다.
지미 키멜이 클럽 회장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매튜 매커너히가 탄핵을 의결한다.
패트릭 뎀시가 토스를 받아서 지미 키멜의 잘생겼는지 자체를 투표에 붙이자고 한다.
다음에는 스팅하고 서로 "잡소리 즐" 수준으로 티격태격 하는데 스팅이 "최소한 내가 하는 잡소리는 재미있기라도 하지"라고 톡 쏘니까 반박을 못한다.
그러다가 복대 스캔들이 일어나고 지미 키멜의 자질 여부에 대해서 투표가 들어가는데, 벤 에플렉도 차마 실드를 쳐주지 못한다.
결국 지미 키멜이 클럽에서 강퇴당하고,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남기려고 한다.
그 순간 맷 데이먼이 시간이 부족하네 하고 면전에서 문을 쾅 닫아버리고 미친 듯이 웃는다.

이 모든 건 아시발쿰인데 깨니까 벤 에플렉이랑 지미 키멜이랑 같은 침대를 쓰고 있다.
것도 부부 침대에서 부부 사이에 지미 키멜이 누워 있다.
다른 의미로 결말이 더 쇼킹하다.



다음에 맷 데이먼을 찾아낸 것이 Movie: The Movie 클립에서다.
이 영상에서는 할리우드가 영화를 팔아먹기 위해 잘 쓰는 소재와 광고 멘트들을 모조리 한 플롯에 우겨넣어서 그 걸로 트레일러를 만든 것이다.
여기도 그 카오스 와중에 캐스팅이 미친 거 같다.
도대체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가 몇명인지 모르겠다.
더 대단한 게 이게 시리즈물이라서 2편 트레일러도 있다.

이 안에서는 맷 데이먼을 정식 캐스팅인 것마냥 불러다 능욕만 하고 그 증거물을 공중파에 돌리는 느낌이다.
맷 데이먼에게 이상한 포도 옷을 입혀놓고는 본편에서는 장면 통편집해버릴 거라고 나레이션을 넣는다.



그러다 복수극이 일어난다.
맷 데이먼이 쇼를 장악한다!
그래서 쇼 촬영 내내 지미 키멜은 뒤에 묶여있고, 맷 데이먼은 원없이 쇼타임을 차지한다.
아주 작정한 에피소드다.
그 와중에 맷 데이먼이 더 잘할 수 있다고 쇼를 뜯어 고친다.
관객은 최고의 쇼를 즐길 권리가 있다고 하면서 또 인맥 자랑질을 한다.



일례로 기예르모 대신 들어오는 게 앤디 가르시아다.
밴드 리더도 셰릴 크로우로 바꾼다.



그리고 모놀로그는 로빈 윌리엄스한테 보낸다.
로빈 윌리엄스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신나게 사진을 찍는다.
오랜만에 이렇게 모습 보니 또 짠하다.
아저씨ㅠㅠㅠㅠㅠㅠ



이 때 수 년간의 서러움을 다 털어버리려는 듯이 지미 키멜을 열심히 능욕한다.
이 외에도 이 에피소드 영상이 엄청 많다.



이 에피소드에서도 벤 에플렉이 등장한다.
벤 에플렉은 맷 데이먼의 큐시트를 뜯어고쳐서 지미 키멜을 두둔하려다 그 시도가 불발되자, 지미를 져버릴 수 없다고 하면서 결국 세트장에서 나가버린다.
이전까지는 있는 줄도 몰랐다.



여전히 맷 데이먼 인터뷰에 난입하는 데도 성을 다하고 있다.
이건 엘리시움 프로모 현장이다.
지금 지미 키멜은 거금을 들여서 LA에서 마이애미까지 사람을 보내서 저 멍청한 판넬쪼가리 가지고 남의 호텔방에서 되도 않은 능욕이나 하고 있는 거냐고 맷 데이먼이 물으니까 "ㅇㅇ 부자인데 돈 되는대로 하는 거지" 이러는데 너무 맞는 말이라 픽 웃었다.
또 맷 데이먼은 이런 설정 상황에서도 연기를 잘해서 영원히 대기 인생이라는 기믹에 걸맞게 목소리가 마음 상했다는 듯이 약간 갈라지는데 대단하다.



NFL에서 바람 빠진 공으로 난리 났을 때 그 사건을 비꼬면서 찍은 영상에도 멧 데이먼이 나왔다.
여기서는 존 크라신스키랑 둘이서 맷 데이먼을 놀리고 있다.



나중에는 정식으로 맷 데이먼이 모뉴먼츠 맨 캐스트의 일원으로 쇼에 나와야 했다.
여기서도 철저하게 기믹을 유지한다.
맷 데이먼만 멀쩡한 의상도 없고 자리도 제대로 안 주고 질문도 안 해준다.
그러다가 질문을 해주고는 화재 경보를 울려서 스튜디오를 아예 비워버린다.



지미 키멜의 연기 학교에도 맷 데이먼이 나온다.
물론 내용 자체가 얼토당토 않는 설정이어서 보고 있는 내가 연기하는 사람들은 기분나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적어도 사람 연기를 하지, 맷 데이먼은 의자나 램프 연기만 받는다.
사물 연기를 졸업도 못한다.



그러다 결국에는 둘이서 커플 상담을 받으러 간다.
거기다가 지미 키멜이 알아주지 않는 맷 데이먼의 수 년간의 헌신 같은 그런 뉘앙스도 풍긴다.
이쯤 되니까 파경을 맞은 이혼 부부랑 무슨 차이인지 모를 분위기에 도달했다.



상담을 받고 나서는 좀 더 부드러운 분위기에다가 맷 데이먼도 약간 강아지가 얼마나 장난을 쳐도 되는가 간보는 마냥 돌발 등장을 더 자주 한다.
마션 홍보 기간과 겹칠 때인데, 나사의 화성 탐사 소식으로 모놀로그를 하면서 보여주는 화성 이미지에 툭 튀어나와서 지미 키멜 쇼 출연 의지를 표명한다.



어그로라는 설정을 유지하면서 참 정성스럽게 맷 데이먼 얘기를 계속 해준다.
이 정도면 상호 헌신이다.
웃기는 게 서로 티격태격하는 타임라인에 개연성이 있는지 지미 키멜이 자기 쇼에서 묶여있던 소동 이후에는 마음이 안 풀려서 맷 데이먼에게 더 못되게 굴다가, 상담 받고 나서는 마음이 좀 풀려서 그래도 유하게 대해주는 그런 미묘한 변화도 보인다.
작가진은 이런 약탄 이야기에 그런 미묘한 정성까지 보이는지, 무슨 소설을 쓰려는지 당최 알 수 없다.



배트맨 대 수퍼맨 홍보 시즌에는 벤 에플렉이 또 능동적으로 둘 사이에 등장한다.
둘 사이의 분위기가 좀 좋아질 거 같으니까, 벤 에플렉이 맷 데이먼을 슬쩍 키멜 쇼에 밀반입하려는 시도를 한다.
지미 키멜은 벤 에플렉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따진다.
그러니까 맷 데이먼이 자기는 푸대접해도 벤 에플렉은 정식 게스트니까 잘해주라고 맞는 말을 한다.
그 뒤에 즉시 쫓겨나기는 하지만.



수퍼맨과 배트맨이 만나는 장면에서 어그로를 끄는 스케치도 찍었다.
이 영상에서는 왜 똑같이 생겼는데 전혀 못 알아보는 걸까 하는 영웅물의 고질적인 의문점을 파고든다.
지미 키멜이 시크릿 아이덴티티를 들먹이면서 두 영웅을 장하게 빡치게 하고, 수퍼맨이 그를 화성으로 내동댕이쳐서 그 곳에서 마션의 맷 데이먼을 만난다.
이 상황은 그야말로 온 세상에 둘만 남은 상황인데 이 와중에도 맷 데이먼은 게스트로 못 부르겠다는 훌륭한 마음가짐을 보인다.



위에서도 나왔지만, 이제 거의 10년을 이러고 있다.
사실 이거 처음 봤을 때는 길어도 서너 해 정도 유지하다가 자연스럽게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내가 이 사람들을 너무 얕본 느낌이다.
언제 끝날지 정말 궁금하지만 영원히 안 끝날 거 같은 느낌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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