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트 쇼 오프닝 스핀오프: 스파이크 존즈 단편

전에 지나가다가 피아노 버전의 레이트 쇼 오프닝을 찾았다.
신나는 노래인데, 재즈 느낌으로 연주하니까 완전 새로운 느낌이라 감탄했었는데 알고보니 여기에 배경음악으로 쓴 거였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이 게스트로 나오는 날 “이런 다른느낌의 오프닝도 해보면 꿀잼일듯!” 이라는 의견을 반영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내용을 요약하면 스티븐 콜베어의 인생 슬럼프쯤 되겠다.

영상 시작에 공원 구석에서 노숙하고 일어나는 걸로 시작한다.
사람들이 아무도 못 알아보고, 지나가던 애들이 비웃는다.
그렇게 길바닥에 주저앉아 있는데 세서미 스트리트의 그로버가 일으켜서 스튜디오로 도닥여서 들여보낸다.
스튜디오로 들어서면서 조명이 비치고 관객들이 갈채를 보내고, 콜베어 아제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주는데 묘하다.
연출이 꼭 환각 내지는 상상 같은 느낌이고, 점점 씁쓸한 표정으로 바뀌어서 진짜 찬란했던 그 때의 영광을 돌아보면서 혼자 착각하는 거 같기도 하다.
페이드 아웃 되면서 웃는데, 웃는 게 웃는 게 아니고 이전에 나왔던 장면처럼 스튜디오 밖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취급 받는 현실과 타협하고 그를 수용한다는 고도의 자기비하적인 표정인가 하고 괜히 과도하게 의미부여하게 된다.


스파이크 존즈는 최근 호아킨 피닉스와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한 〈그녀〉를 감독하기도 했다.
희망과 암울의 가운데서 줄타는 이 묘한 느낌 정말 좋다.


스티븐 콜베어 아제는 촬영하면서 야외가 참 추워서 비참한 기분 내기 편했단다.
그리고 바깥에서 촬영다니는 게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일해서 참 좋다고도 했다.
2월 말이었으니 진심 그랬을 듯 싶다.